최근 국내에서 의류 제조업체들이 겨울철 방한복인 ‘구스패딩’을 만들기 위해 산 채로 거위의 털을 뜯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재부각됐다. 하지만 살아 있는 거위나 오리의 깃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의류 브랜드들도 모자에는 코요테털이나 라쿤털을 채택하고 있어서 말로만 동물보호 제품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해외에서도 의류 브랜드가 소비자들이 반려동물을 떠오르지 하지 않게 하기 위해 교묘하게 소재의 명칭을 바꾼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재 표기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환경 전문매체 내셔널옵저버는 최근 캐나다 고급 의류 브랜드 키트 앤 에이스가 판매하는 털 모자의 의류 상표에 적힌 ‘100% 리얼 아시아 라쿤’은 실제 개과인 ‘라쿤 독’, 즉 ‘너구리’의 털이라고 지적했다. 키트 앤 에이스는 윤리적으로 생산한 제품을 공급한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브랜드. 키트 앤 에이스 이외에 다른 의류업체들도 라쿤 독 대신 아시아 라쿤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밴쿠버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활동가 호피터 프리커는 “의류업계가 ‘개’란 단어를 빼고, 다른 이름으로 표기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친밀하게 느끼는 반려동물을 떠올리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섬유 표기 법에 따르면 ‘아시아 라쿤’이란 표시는 불법이 아니다. 또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피 의류의 절반 이상이 동물을 살아 있는 상태에서 가죽을 벗기는 세계 최대 모피 생산지인 중국으로부터 수입되고 있지만 의류업체들은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아도 되는 정책을 이용하고 있다.
키트 앤 에이스의 페이스북에는 모피 사용에 대한 비난과 논란이 된 털모자의 판매를 중단하라는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라쿤인지 너구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인터넷에서 쉽게 너구리가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영상을 볼 수 있다”며 “키트 앤 에이스가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공급한다는 말은 조금도 믿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송아 인턴기자 ssongr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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