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박 대통령 변호인들은 ‘고용된 총잡이’?

알림

박 대통령 변호인들은 ‘고용된 총잡이’?

입력
2017.02.28 04:40
0 0

시간끌기ㆍ원색 비난ㆍ장외 선동…

타인에 미칠 위험ㆍ손실 고려 않고

의뢰인 위해 모든 수단 동원

18일 오후 서울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3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에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김평우 변호사(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서석구 변호사.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광장 인근에서 열린 제13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에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김평우 변호사(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서석구 변호사. 연합뉴스

‘노골적인 시간 끌기, 재판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 법리 주장보다 정치 공세에 치우친 장외변론까지.’

박근혜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의 이런 행태들을 두고 ‘고용된 총잡이(Hired Gunman)론’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어떤 불행한 일도 의뢰인을 위해서는 마다하지 않는다”는 이론의 내용을 대통령 대리인단이 차용해 전략을 짰을 것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1820년 영국 조지 4세가 캐롤린 왕비를 재판에 넘겼을 때 왕비를 변론한 브로엄경이 의회에서 주창한 고용된 총잡이론은 ‘다른 사람에게 위험이나 손실을 끼치거나 설사 변호사 자신이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의뢰인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는 게 골자다. 아울러 고용된 총잡이들은 의뢰인을 대리할 때 다른 사람에게 미치게 될 불안이나 고통, 파괴를 고려하지 않는다. 소송 지연이나 과다 비용, 게임 같은 소송 진행, 소송의 남용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하더라도 의뢰인을 위해서라면 모두 감수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대리인단의 그간 전략도 닮은 꼴이다. 90여명의 증인을 무더기로 신청하며 재판을 지연시켰고, 당초 10명 남짓이던 대리인단 수를 17명으로 불렸다. 이렇게 합류한 김평우 변호사는 재판부를 향해 ‘국회 측 수석 대리인’이라고 비난하며 법정 소동을 일으켰고, 태극기집회(탄핵 반대) 현장에서는 불복 의지를 내비쳤다. 증인 출석과 서면 검토, 박 대통령 출석 카드를 두고 기일을 미뤄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고용된 총잡이론을 수록한 ‘법조윤리강의’ 저자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사가 높은 의료비용에도 신뢰를 얻는 것은 의사를 치료자로 보는 인식 때문”이라며 “변호사도 사회의 질병을 화해시키며 조정하는 등 치료 기능을 하는 ‘사회적 의사(social doctor)’ 역할을 수행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