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부근에서 테러가 발생할 당시 웨스트민스터 다리에는 부상을 당한 5명을 포함해 한국인 여행객이 23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여행사에 따르면 모두 단체여행 중이던 이들 한국인은 가이드의 유도로 웨스트민스터 다리 위에서 국회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 궁전과 시계탑 ‘빅 벤’을 바라보던 중이었다. 이 때 테러범이 운전한 차량이 국회의사당 템즈강 건너편에서 출발해 바퀴 한 쪽을 보도에 걸친 채 다리 위로 폭주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직접 차에 치이지는 않았지만 다급히 대피하는 인파 가운데 떠밀리면서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는 모두 50~60대 관광객이었다. 주 영국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가장 심각한 부상을 입은 60대 후반 여성 박모씨는 쓰러지면서 난간에 머리를 부딪쳤고 인근 임시병동을 거쳐 세인트메리병원으로 후송됐다. 박씨는 뇌출혈이 확인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사에 따르면 박씨는 남편과 함께 21일 여행차 런던에 왔으며 23일 중으로 파리로 떠날 예정이었다.
나머지 4명 중 2명은 골절을 입고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고 통증을 호소한 다른 2명은 이상이 없다는 진단에 따라 퇴원했다. 머리를 다친 여성을 제외한 일행은 숙소로 이동해 23일 중 귀국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현지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인 일행이 모두 다리 중앙께 모여서 빅 벤을 바라보고 있던 때에 범행이 이뤄진 까닭에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쉬고 있지만 모두 많이 놀란 탓에 아직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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