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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경수 의원 ‘드루킹 의혹’ 2차 해명도 명쾌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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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경수 의원 ‘드루킹 의혹’ 2차 해명도 명쾌하진 않다

입력
2018.04.16 18: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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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 조작 범죄 주범인 더불어민주당원 김모(필명 드루킹)씨와 김경수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이른바 ‘드루킹 의혹’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9대 대선 전후로 김 의원과 김씨가 접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자유한국당이 특검 당론을 확정하는 등 야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김 의원은 지난 주말에 이어 16일 2차 해명을 통해 김씨와의 인연, 그의 인사청탁을 거절한 과정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악의적인 의혹 제기와 무책임한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김씨가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접촉이 오갔는지 등 핵심사항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이날 "대선 때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해 놓고 (인사청탁 등) 무리한 대가를 요구하다 거부되자 반감을 품고 불법 매크로를 사용해 정부를 악의적으로 비난한 것이 사태의 본질"이라는 첫 해명의 기조를 이어갔다. 드루킹을 선거 전후 무수히 찾아오는 정치브로커 중 하나라고 생각해 선의로 대하고 사무실로 찾아가 격려한 적은 있지만 텔레그램 메신저로 문자를 주고받는 보고ㆍ지시 관계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정도 인연과 활동만으로 오사카 총영사 자리 등을 대가로 요구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드루킹은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대화방에서 1년4개월 동안 문 정부를 도우면서 김 의원과 관계를 맺었다고 떠벌렸고, 경찰 수사에서도 2016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김 의원에게 댓글 활동을 한 기사제목과 인터넷주소 등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드루킹은 정치권에서 유명한 친문 성향 온라인 블로거였고, 체포 직전 페이스북에 "2017년 대선 댓글부대의 진짜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 까줄까?"라는 협박 글도 남겼다. 그가 실제 대선 때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경찰은 16일 김 의원이 드루킹의 텔레그램 메시지와 기사 링크를 거의 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이 출판사로 위장한 댓글 작업장까지 차린 저질 정치브로커와 직간접으로 얽힌 것은 분명하다. 이번 사안은 김씨가 보수 진영처럼 댓글 조작을 하다 불거졌지만, 그의 행적과 협박성 글을 보면 대선 과정에 문재인 후보를 위해 댓글 조작을 하고, 이를 김 의원에게 자랑하듯 알렸을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김 의원은 권력기관이 개입했거나 매크로 등 불법 수단을 동원한 온라인 활동과, 시민들의 통상적 온라인 정치행위 및 참여는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지만 그 경계는 김 의원이 논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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