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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 정부 3년 차, 열린 자세로 공감 끌어내는 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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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 정부 3년 차, 열린 자세로 공감 끌어내는 게 관건

입력
2015.02.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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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오늘로 출범 2주년을 맞는다. 국민들의 환호 속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던 박 대통령의 상기된 모습이 엊그제인 것처럼 선연하다. 하지만 시중에는 아직 취임 2년밖에 안 지났느냐는 빈정거림도 상당하다. 임기 반환점에도 이르지 못했지만 벌써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피로도가 심상치 않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이 임기 3년 차를 시작하면서 냉정하게 민심을 돌아보고 초심을 다잡아야 하는 이유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터진 잇단 악재 속에서도 나름대로 국정 전반에 걸쳐 많은 노력을 했고 외치 등 몇몇 분야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의욕만 앞섰을 뿐 취임 때 제시했던 국정과제 대부분이 표류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뒷걸음질 치고, 남북관계는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취임 초 60%대의 안정적 국정 지지도는 지난달 20%대 후반까지 곤두박질했다. 설 연휴를 전후 30%대를 회복했다고는 하나 임기 3년 차 핵심 국정과제를 추동 하기에는 너무 낮은 수준이다.

박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권의 비협조를 탓해왔다. 엊그제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부동산 3법 늦장 통과를 아쉬워하며 언급한 “퉁퉁 불은 국수”가 대표적이다. 그렇게 시급하고 중요한 법안이라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비협조적인 야당이나 여당 내 비주류를 설득했어야 한다. 그런 노력 없이 남 탓을 하니 ‘유체이탈화법’이라는 빈축을 사는 것이다. 대화와 설득, 타협하는 정치력 부재가 퉁퉁 불은 국수의 원인임을 깨달아야 한다.

국가 중대사와 국민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결정되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밀실 인사로 인한 거듭된 인사실패는 가장 직접적으로 민심이반을 초래한 요인이다. 도대체 대통령이 누구와 상의해서 중요 결정을 하는지를 알 수 없으니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박 대통령은 공직사회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공무원 사회에서는 과장급 인사까지 청와대가 챙기고, 자기사람 심으려고 인사를 한 없이 미룬다는 불만이 높다. 공직사회 개혁의 핵심인 창의와 의욕이 생길 리 만무하다.

박 대통령은 임기 3년 차 국정목표 최우선 순위로 경제활성화를 제시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다른 주요 국정과제처럼 목표만 있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최근 단행한 개각 등 인적 쇄신도 국민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내 사람 몇 명을 보강한 정도의 진용으로 공무원연금개혁 등 4대 구조개혁과 같은 난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인적 쇄신의 핵심으로 꼽힌 청와대비서실장 인선은 아직도 안개 속이다. 신년기자회견에서 문고리 비서관 3인 감싸기로 일관했던 박 대통령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던 국민들이다. 새 비서실장 인선에 유난히 관심을 쏟는 것은 그러한 폐쇄적 리더십 스타일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아진 국민들의 눈에 들 인물을 고르기가 쉽지 않을 터이지만 내 사람의 범위를 넘어 폭넓게 인재를 구한다면 마땅한 인물이 없을 리 없다. 박 대통령이 보다 열린 자세로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어 임기 3년 차를 힘있게 시작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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