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숨가쁘게 진행되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과연 언제 이뤄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8일 “대통령 조사 시기와 방법이 다음주 중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최순실(60)씨의 기소 시점과 결부해 이르면 다음주에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최씨의 구속만기 하루 전인 19일쯤 최씨를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안종범(57ㆍ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대기업들로부터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원을 강제 모금한 혐의 등(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사기미수)을 받고 있다. 최씨 기소 전에 혐의를 뚜렷하게 밝히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수다. 최씨는 3일 구속 이후 검찰 조사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고, 안 전 수석은 “재단 모금에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대통령의 진술에 관심이 모인다.
하지만 대통령을 가볍게 여러 차례 조사하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오히려 최씨 기소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관측된다. 최씨가 안 전 수석과 함께 대기업에서 모은 출연금의 대가성이 확인될 경우 추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도 “뇌물죄를 안 보겠다고 한 적이 없다. 혐의가 나오면 수사한다”며 “법리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씨 개인회사인 더블루K와 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횡령 또는 배임, 탈세, 재산 해외도피 등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19일쯤 최씨를 1차 기소한 뒤 추가 혐의를 밝히는 과정에서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강제 출연과 관련해 대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20일 이후로 넘어갈 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마음은 급하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일모도원(日暮途遠ㆍ날은 저무는 데 갈 길은 멀다)이다”라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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