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美여성, 日 지바현서 출발
샌프란시스코까지 약 3개월 여정
체중 18kg 늘리며 3년간 준비
성공하면 여성 최초의 기록 영예
20대 미국 여성이 자신의 팔 힘만으로 노를 저어 홀로 태평양을 횡단하는 도전을 시작했다. 이 도전이 성공하면 여성 최초로 노를 저어 태평양을 횡단한 기록이 된다. 남성으로는 1991년 제라르 다보빌, 2006년 에마뉘엘 쿠앙드르가 기록을 가지고 있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올랜도 출신의 모험가 소냐 봄스타인(29)은 일본 동부의 지바현의 해안도시 조시에서 7일 출발해 샌프란시스코까지 약 9,700km의 거리 횡단에 나섰다. 이는 비행기로도 9시간이 걸리는 거리인데, 봄스타인은 약 3개월 후인 올해 9월 샌프란시스코 도착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이번 횡단을 위해 3년의 시간을 들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전용 배를 만들었으며, 많은 칼로리 소모에 대비해 체중을 18kg나 늘리고 실전과 같은 훈련을 계속해 왔다. 국제장거리의료지원단체의 창설자 앤드루 컬은 그녀의 비상시 훈련을 맡았다. 그는 “그녀의 몰입과 의지력에 놀랐다”며, “그녀는 파트너와 함께 24시간 연속으로 로잉 머신 훈련을 하면서 동시에 스폰서들과 스카이프를 통해 세부계획도 세웠다”고 말했다.
봄스타인에게 이번 도전이 낯설지만은 않다. 이미 노를 저어 카리브해와 대서양을 횡단했고, 페달이 달린 배를 타고 배링해를 건넌 경험이 있다. 그는 대학시절까지 유망한 조정 선수였지만, 교통사고로 엘리트 선수 생명을 마감한 뒤 모험가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는 바다에 몇 주 동안이나 홀로 떠있을 때에 가장 좋은 점으로 “고요한 가운데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꼽는다.
그는 이번 도전에 앞서 가능한 모든 종류의 역경을 예상하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가 대양 횡단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것은 달이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과 내내 젖어있는 몸이다. 그는 “파도의 방향을 알 수 없으면 마구 치솟는 노에 맞아 몸을 다치게 된다, 절망적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봄스타인은 출항을 앞둔 인터뷰에서 “어려운 일이 닥쳐도 성취만을 바라보고 노력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그는 며칠씩 잠잠해서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다가도, 극한의 날씨에 맞닥뜨리면 훌쩍 시간이 흐르는 등 시간감각의 왜곡도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두 가지 모두 내가 이 도전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내가 모든 능력을 짜내어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봄스타인은 장거리 여행을 위해 보트에 동결건조 식품 544㎏과 탄수화물 음료 180개를 싣고 해수를 담수로 바꿔주는 기계도 비치했다. 또 해수를 측정하는 장치도 배에 실어 배의 주변 상황을 분석할 수 있게 하고, 민감하게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기상예보기구와의 통신 장비도 갖추었다.
그는 사고에 대비해 뒤를 따르는 선박 없이 홀로 항해하는 대신 해안에 대기하는 지인들로부터 위성통신을 이용한 도움을 받을 계획이다. 현재 그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하는 사이트(expeditionpacific.com/track-sonya)가 개설되어 있으며, 트위터(@EpochExpedition)로도 현황 중계를 볼 수 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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