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서버를 중계지로 삼아
수사관 네이버 계정으로 침투
정보 유출 등 피해는 없어
수사 방해 목적 가능성에 초긴장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65) 특별검사팀 소속 수사관의 컴퓨터를 대상으로 해외의 서버를 중계지로 해 외부의 해킹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고위인사, 대기업 총수를 겨냥하고 있는 특검 수사의 성격상 수사방해 목적일 가능성도 적지 않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특검팀은 소속 검사 및 수사관 등에게 각별한 보안조치를 당부하며 긴장하고 있다.
15일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특검에 임명된 특별수사관 개인 계정을 통해 최근 해킹시도가 있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수사관이 사용하던 네이버 계정이 침투 경로로 이용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행히 해킹 시도가 사전에 차단돼 수사 정보가 유출되거나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빌딩으로 입주를 마친 특검팀은 사무실 내부에서만 접속이 가능한 인트라넷을 별도로 운영하고 데스크톱과 노트북 PC의 용도를 구분해 사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실이나 영상 녹화실, 조사실 등에 설치한 데스크톱 PC를 통해서는 각종 진술 조서 및 수사 보고서 작성, 자료 공유 업무를 진행하고 특검 내 별도 메신저를 이용가능 하도록 했다. 인터넷 등 외부망 접속을 위한 단말기로는 가급적 특검팀에서 지급하거나 보안 인증이 완료된 개별 노트북을 이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범인이 해당 특별수사관의 네이버 이메일 계정을 통해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유포한 다음 인트라넷에 접속한 때를 노려 정보 유출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킹을 시도한 범인은 해외에 근거를 둔 서버를 거쳐 침투를 시도한 정도만 드러났을 뿐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정부 인사들과 최고위급 재계 관계자들을 수사 타깃으로 올려 둔 만큼 수사에 불만을 가진 일부 극우단체, 기관, 개인 소행 등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해킹 시도 사실이 확인되면서 특검팀은 대검이 검찰총장 집무실의 도ㆍ감청 방지를 위해 도입한 장비를 대여, 박 특검의 사무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대치빌딩 17~19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와 각층 중앙 게이트 앞에는 24시간 경비인력이 상주하고 있으며 비상계단 출입구에도 지문인식 장치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전산망을 통한 외부 침입 시도가 발생하면서 특검은 인트라넷과 인터넷망 혼용을 자제하고 개인 휴대폰, USB메모리 등 외부저장 장치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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