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간호대학 퇴임교수 16명
학교발전기금 4400만원 기탁
수년 전 정년 퇴임한 경희대 간호과학대학 교수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냈다.
16일 경희대 등에 따르면 7년 전 퇴임한 이향련(72) 명예교수를 비롯한 퇴임 교수 16명은 최근 간호대학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4,400만원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퇴임한 지 15년이 지나 80대에 접어든 노교수도 이번 모금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올해 간호대학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뜻 깊은 일이 뭐가 있을 지 고민하다가 제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에 기부하기로 했다”며 “교단에서 내려온 지 다들 오래 지났지만 그래도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고 밝혔다.
간호대학 교수들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명예교수는 퇴임 전인 2005년부터 ‘교수부터 기부에 동참하자’는 생각으로 동료 교수들과 기부를 몸소 실천했다. 현재까지 교수 한 명당 평균 3,000만원을 기부했을 정도다.
스승이 본보기를 보이자 제자들도 나눔에 동참했다. 졸업생과 학생들도 자발적으로 기부하기 시작하면서 나눔이 간호대학의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졸업생들이 교수 사은회를 없애고 대신 그 비용을 모아 학교발전기금으로 건넨 것도 이런 나눔 실천의 일환이다. 사은회를 생략하고 교수와 졸업생, 학생들이 기부에 동참하면서 2005년부터 현재까지 간호대학에서 낸 기부금은 24억원에 달한다.
이 명예교수는 “간호학은 봉사와 희생정신이 깃든 학문이어서 기부하면서 진정한 간호학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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