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장기화에 움츠렸던 세계 금융시장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 감산 합의 소식에 기지개를 폈다. 이번 합의로 유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하게 되면 신흥국 등의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면서 금융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66포인트(0.76%) 오른 2,068.72를 기록하며 단숨에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3.07포인트(0.45%0 상승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상승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됐다”며 “에너지, 화학, 철강, 건설, 조선 관련 업종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1.39%) 중국 상하이(0.36%)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앞서 28일(현지시간) 다우지수(0.61%) 등 미국 증시도 하락세를 보이다 원유 감산 소식이 전해진 후 강하게 반등했다.
원자재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주석 가격은 0.6% 오르며 작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니켈(0.6%), 아연(0.6%), 구리(0.7%), 알루미늄(0.9%)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산유량 감산 합의 소식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전날보다 4.3원 내린 채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수입업체들의 달러화 결제 수요가 몰리면서 그 효과가 상쇄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가가 오르면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위험자산인 원화 가치는 상승(환율 하락)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내일부터는 환율 하락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감산 합의가 원만하게 이행된다면 향후 금융시장에도 ‘단비’가 될 전망이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유가로 움츠렸던 세계 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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