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대전고검 차장)은 23일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비리에 연루된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김 전 처장은 백범 김구 선쟁의 둘째 손자로, 이명박정부에서 보훈처장을 지냈다.
합수단은 이날 김 전 처장을 상대로 와일드캣 제작사인 영국ㆍ이탈리아 합작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고문으로 활동하게 된 경위, 해군 수뇌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 등을 캐물었다. 그는 2011년부터 아구스타웨스트랜드에서 고문료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뒤, 기종 선정과정에 부당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처장은 그러나 “부정한 돈을 받거나 헬기 사업과정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구스타웨스트랜드도 “김씨는 한국 내 회사의 영업활동 관련 조언만 했을 뿐이며, 한국법을 준수해 왔다”는 입장이다.
합수단은 김 전 처장 조사를 마무리한 뒤, 2013년 1월 기종 선정 당시 해군참모총장이었던 최윤희(62) 합참의장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합수단은 이날 와일드캣 도입 과정에서 실물평가 규정을 어기고, 허위의 시험평가결과서를 작성해 방위사업청에 제출한 혐의로 해군 박모(57) 소장을 구속기소했다. 현재까지 이 사업 비리로 기소된 전ㆍ현직 해군 관계자는 모두 7명에 이른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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