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혼인 신고… 셀프 후원 논란… 靑 인사검증 다시 도마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낙마한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11명으로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서는 장관 후보자 3명이 자진 사퇴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교제하던 여성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명 5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음주운전과 임금체불 논란으로 야권의 거센 공세를 받자 지명 32일 만인 2017년 7월 사퇴했다. 두 달 뒤에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진화론을 부정하는 창조과학회 활동 이력과 뉴라이트 역사관이 문제가 돼 스스로 물러났다.
지난해 3월 낙마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도 청와대의 대표적인 인사실패 사례로 꼽힌다. 김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녔다는 의혹에 정치자금 ‘셀프’ 후원 논란이 일자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다. ‘셀프’ 후원 사건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법 판단을 받았고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2017년 9월 낙마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낙마는 코드인사를 고집하다가 검증에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인권변호사 출신의 이유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스스로 물러났다. 이 후보자는 최근 자본시장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인사검증과는 무관하지만 각종 비리나 실언 등으로 근무 중 중도 하차한 청와대 참모진도 4명이나 된다. 2017년 11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하차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는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청와대 부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옷을 벗었다. 김 비서관의 음주운전은 윤창호씨 사망사건으로 당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큰 상황에서 발생해 기강해이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월에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한 간담회에서 “할 일 없으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으로 가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가 결국 청와대를 떠났다.
이 밖에 정권 초기인 2017년 6월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과 안현호 일자리수석이 내정 단계에서 낙마해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를 드러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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