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페 회원과 수백만원 거래
드루킹, 인사청탁 거절 당하자
돈 문제 언급하며 김 의원 협박
김 의원, 드루킹에 기사 URL 보내며
“홍보해 주세요” 메시지 전송도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과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주범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측 사이에 인사청탁과 관련한 수백만원 대 금전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양자 간의 커넥션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19대 대선 경선 기간에 김 의원과 김씨가 주고 받은 휴대폰메신저 대화가 추가로 밝혀지는가 하면, 김 의원이 김씨에게 인터넷 기사 주소를 보내면서 홍보를 직접 부탁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정치권과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오사카 총영사관 등 인사청탁이 거절되자 김 의원 측 A보좌관에게 양 측에 오간 금전 관계를 언급하며 협박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김씨는 김 의원 측에 전달한 오사카 총영사관 자리 등에 대한 인사청탁이 이뤄지지 않자 A보좌관에게 텔레그램으로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A보좌관은 김씨가 그의 정치조직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대화방에서 “내가 김 의원에게 정보보고서를 보내줬는데 감사 표시가 있었다”고 지목한 감사 표현을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 의원 보좌진 한 명과 드루킹 카페 회원 간에 채권채무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며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 등을 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을 협박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A보좌관의 금전거래 사실이 선거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한때 경남지사 불출마를 고민했으나 이미 변제가 이뤄졌고 대가성이 없는 채권채무에 불과하다고 보고 출마를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대학 후배인 A보좌관은 2016년 4월 치러진 20대 총선을 계기로 김 의원실에 합류했다. 경찰은 인사청탁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A보좌관을 금명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며 김 의원에 대해서도 소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또 김씨가 기존에 알려진 청와대 행정관과 오사카 총영사 외에 주일 한국대사에 대한 인사 청탁까지 시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9대 대선 과정에서 김 의원과 김씨 간 연루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그 동안의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지난 대선 경선 기간인 지난해 1~3월에 두 사람이 기존에 알려진 러시아 메신저인 ‘텔레그램’외에도 미국 메신저인 ‘시그널’을 통해 55차례 대화를 주고 받았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 가운데 김씨가 보낸 것이 39번이었으며, 김 의원은 16번에 걸쳐 메시지를 전송했다.
또 김 의원이 2016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김씨에게 전송한 메시지 14건가운데 10건이 인터넷 기사 주소(URL)였으며 이중 4건에는 “홍보해주세요“ 등 대화 2건과 문재인 당시 후보 외신기자 간담회 일정, ‘답답해서 내가 문재인 홍보한다’는 제목의 유튜브 링크였다. 김씨는 이 같은 메시지에 “처리하겠다”고 답변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김 의원이 당시 경공모가 선플(긍정적 댓글) 운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가 선플운동을 해줄 것으로 생각하고 전송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씨 등이 이들이 올해 3월 기사 6건의 댓글에 네이버 아이디 205개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감 수를 조작한 추가 정황도 포착됐다.
한편 19일 경남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이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를 들른 김 의원은 “(경찰이) 언론을 통해 수사 내용을 찔끔찔끔 흘리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