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청문회서 가상화폐 우호 발언 나오며 가격은 반등
월스트리트 저명 인사들이 가상화폐 가치가 결국 ‘0’으로 떨어질 것이란 주장을 잇따라 내놨다.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스티브 스트롱긴 글로벌투자연구부문 이사는 보고서를 통해 “현행 가상화폐들이 내재적 가치의 부재로 거래가 끊기면서 0달러까지 주저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 월가 주요 투자은행 중 가장 먼저 가상화폐 전담 데스크를 설치하는 등 가상화폐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스트롱긴은 최근 가상화폐 시세가 요동치는 것은 가격에 거품이 꼈다는 증거이며, 서로 다른 종류의 가상화폐 가격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어 공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가상화폐들은 새로운 유형의 미래 화폐들이 등장하면서 모든 가치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비트코인 가격이 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루비니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트레이더들이 자전거래(실제 혼자서 한 거래를 쌍방거래로 꾸미는 것)를 통해 가격을 올리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비트코인은 내재 가치와 교환가치가 없어 버블이 꺼지면 결국 가격이 제로로 떨어질 것”이라며 “인류 역사상 최대 버블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초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가상화폐 가격은 전날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나온 우호적 발언에 힘입어 반등했다.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20~30대 젊은층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푹 빠졌다”며 “정부가 이를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그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은 분리하기 힘들다”며 “비트코인이 없으면 블록체인의 특징인 분산 원장 기술을 구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안카를로는 “김치프리미엄 무엇인지 설명해달라"는 데이비드 퍼듀 의원의 질문에 "수요가 많은 곳(한국)에서는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적은 곳에서는 낮게 형성되는 시장 현상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개당 660만원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 전날보다 19% 오른 867만원에 거래됐다. 해외에서도 비트코인은 개당 7,928달러까지 올라 8,000달러선에 근접했다. 이더리움(87만원)ㆍ리플(836원) 등 다른 가상화폐 가격도 전일 대비 16~22%가량 상승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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