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업적 기려야” VS. “친일 독재자” 박정희 동상 건립 두고 ‘아수라장’

알림

“업적 기려야” VS. “친일 독재자” 박정희 동상 건립 두고 ‘아수라장’

입력
2017.11.13 14:37
0 0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앞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기증 반대 집회에서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참가자 간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말리고 있다. 신은별 기자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앞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기증 반대 집회에서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참가자 간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말리고 있다. 신은별 기자

13일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기증식이 동상 설치 찬성 측과 반대 측의 물리적 충돌 속에 마무리됐다.

이날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기념재단)은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서 ‘박정희동상건립추진모임’(동건추)이 미리 제작한 높이 4.2m짜리 박 전 대통령 동상 기증증서를 전달받는 행사를 진행했다. 같은 시각 기증식이 진행되는 장소에서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서는 민족문제연구소와 박정희동상설치저지마포비상행동이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기자회견 및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충돌을 대비, 경력을 배치해 양측을 분리했으나 동상건립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은 기증식과 집회가 본격 시작되는 10시 전부터 서로 욕설을 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박 전 대통령을 “친일파” “독재자”라 칭하며 구호, 노래 등으로 반대 측 집회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기증식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미리 들고 온 태극기를 휘두르며 집회를 방해하는데 몰두했다. 양측 참가자 간 몸싸움도 수 차례 빚어졌으며, 일부 참가자는 상암파출소에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초 도서관 출입문 앞에 청동동상을 설치하는 제막식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는 이날 동건 추가 재단에 기증서를 전달하는 기증식으로 대체됐다. 기념도서관 부지는 서울시 소유라 관련 조례에 따라 동상설치를 위해서는 동상ㆍ기념비ㆍ조형물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아직 재단 측에서는 동상심의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이동복 동건추 위원은 “원래 세종대로, 테헤란로,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동상을) 세우려 했는데 여의치 않았다. 서울시 거대한 땅덩어리에 동상 하나 세울 수 없는 엄혹한 현실”이라며 “제막식 대신 기증식으로 대체된 것은 아쉽지만,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다짐하는 차원에서 거행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좌승희 기념재단 이사장은 “대통령 기념관에 동상이 있는 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며 “향후 서울시와 협의 및 법적 절차를 거쳐 동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기념재단은 조만간 서울시에 동상 설치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같은 시간 기념도서관과 계단을 사이에 둔 인도에서 열린 반대 집회는 동상 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로 달아올랐다.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굳이 마포구에 설립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동상은 존경할 만한 인물일 때 세워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정희 동상 설립은 시민 정서에 어긋나는 무리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현장을 찾아 기념재단 측과 면담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글ㆍ사진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13일 오전 열린 '박정희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동상 기증식'. 신은별 기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주최로 13일 오전 열린 '박정희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동상 기증식'. 신은별 기자
기증식이 열린 곳에서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서 배치된 경력을 사이에 두고 민족문제연구소 등 주최로 열린 동상 설립 반대집회. 신은별 기자
기증식이 열린 곳에서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서 배치된 경력을 사이에 두고 민족문제연구소 등 주최로 열린 동상 설립 반대집회. 신은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