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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의 눈물… “원주민 학대는 부끄러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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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의 눈물… “원주민 학대는 부끄러운 역사”

입력
2017.11.27 16:4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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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게 미션계 기숙학교서

원주민 언어·문화 등 금지한

‘어린이 강제동화 정책’ 첫 사과

객석에 있던 원주민 눈물바다

“기숙학교에서 원주민 어린이들이 받은 처우는 우리 역사의 암울하고 부끄러운 장(章)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4일(현지시간)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 중부 해피밸리-구스베이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이렇게 말하는 순간, 원주민들로 가득했던 객석은 울음바다가 됐다. 무려 100여년간 계속됐던 원주민 어린이 강제동화 정책이 ‘아동 학대’였음을 캐나다 정부가 인정하고 처음으로 공식 사과를 하는 순간이었다. 차분히 사과문을 읽던 트뤼도 총리도 결국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캐나다 C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의 기숙학교들에서 차별과 학대, 욕설, 무시를 당했던 모든 이누, 이누이트, 누나투카부트 아이들에게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안하다는 ‘말’로는 충분치 않다”며 “여러분의 피해를 되돌릴 수도, 잃어버린 언어와 전통을 되살릴 수도, 가족과 공동체에서 분리됐을 때 느꼈을 고립감과 상실감을 치유해 줄 수도 없을 것”이라고 한계도 인정했다. 그는 “정부와 국가로서 책임과 잘못을 완전히 인정하고, 그 짐을 함께 지겠다”고 거듭 사과를 표명했다.

24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州)의 해피밸리-구스베이에서 강제동화 정책으로 학대를 당했던 원주민 어린이들과 관련해 캐나다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24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州)의 해피밸리-구스베이에서 강제동화 정책으로 학대를 당했던 원주민 어린이들과 관련해 캐나다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1884년~1996년 캐나다에선 원주민 아동 15만여명이 종교인들이 설립한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일대 5개 기숙학교에 강제 수용됐다. 고유의 언어·문화가 금지된 것은 물론, 신체적·정신적·성적 학대와 영양실조 등에 시달리던 어린이 3,000여명 이상이 숨졌다. 2008년 원주민 차별에 대해 스티븐 하퍼 전 총리가 사과한 적이 있지만, 기숙학교 생존자들은 문제의 학교들이 뉴펀들랜드의 연방 가입(1949년) 이전에 세워졌다는 이유로 사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2015년 12월 진실화해위원회(TRC)가 이 문제를 ‘문화적 집단학살’로 규정하고, 지난해 생존자들의 집단소송에서 5,000만 캐나다달러(약 427억원)로 합의가 이뤄졌다.

트뤼도 총리는 “이런 역사를 잊을 순 없겠지만, 미래까지 그렇게 규정해선 안 된다”며 “원주민과 비(非)원주민이 함께 미래를 건설하는 다음 시대에 모든 캐나다인이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원주민 생존자 대표인 토비 오베드는 “우리 중 일부는 원치 않지만, 당신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다”며 “사과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답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24일 캐나다 정부의 원주민 아동 강제동화 정책에 대해 공식 사과연설을 마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연단에 오른 원주민 생존자 대표 토비 오베드를 맞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4일 캐나다 정부의 원주민 아동 강제동화 정책에 대해 공식 사과연설을 마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연단에 오른 원주민 생존자 대표 토비 오베드를 맞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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