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학년이 배울 사회 교과서 관련 서술 후퇴 의혹
교육부 “초등생에 性 설명하기 난감해 표현 바꾼 것”
신학기부터 쓰이는 초등학교 사회 국정교과서에 ‘위안부’ 용어와 관련 사진, 군사정권에 비판적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중·고교에 배포될 국정 역사교과서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올해 초등 6학년이 배울 사회 교과서(이하 최종본)를 분석한 결과 (2014년 발행된) 실험본 국정교과서에 실려 있던 ‘위안부’ 표현과 관련 사진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2014년 일부 학교에 시범 적용된 실험본에서는 ‘전쟁터의 일본군 위안부’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함께 ‘전쟁터에 강제로 끌려가 일본군의 성 노예가 되었다’는 설명이 있다. 하지만 최종본에선 사진이 삭제되고 ‘일본군에게 많은 고통을 당했다’로 바뀌었다. 도 의원은 지난해 9월만 해도 교육부가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 자료에 위안부 용어가 있었다며 “한일 위안부 합의와 교과서 서술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해명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도 의원은 또 지난해까지 쓰인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들어있던 군사정권 비판 내용도 삭제됐다고 지적했다.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사진들 가운데 계엄군 사진과 ‘계엄’이라는 용어, 박정희정권 유신헌법의 초헌법적 성격을 기술한 부분이 빠졌다는 것이다. 도 의원은 “집필진 및 집필기준조차 공개하지 않는 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는 얼마나 문제가 많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초등학생에게 성(性)에 대해 설명하기가 난감하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표현을 대체한 것이며, 실험본 시범 적용 직후인 지난해 2월 국정교과서 심의회에서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중등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을 맡은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관계자는 “중고교 역사교과서에는 ‘일본군 위안부’라는 용어가 명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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