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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새 지도부 관리형 안돼… 국정 중심에 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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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새 지도부 관리형 안돼… 국정 중심에 서야”

입력
2018.07.05 18:35
수정
2018.07.05 22: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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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문 패권주의 오해 무릅쓰고

모임 계속할 이유 없어졌다

#2

당정 경제문제로 위기 맞을 수도

전대 공천권 다툼 자리 되면 안돼

#3

전해철도 “밥 한번 먹자는 모임…”

‘친박계처럼 낙인 찍힐라’ 경계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계 모임 ‘부엉이 모임’의 멤버인 황희(초선)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모임의 실체와 해체 선언 경위 등을 설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계 모임 ‘부엉이 모임’의 멤버인 황희(초선)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모임의 실체와 해체 선언 경위 등을 설명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 친문계 핵심 의원들이 참여하는 ‘부엉이 모임’이 전격 해체를 선언했다.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 패권주의 논란이 일자 “오해를 무릅쓰고 계속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모임 자체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부엉이 모임 간사 역할을 해 온 황희 의원은 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저 밥 먹는 모임이기에 모임을 그만 두는 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개인적으로 부엉이모임을 전당대회와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당대표 공천권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문재인 경선을 도왔던 의원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조심하고 세심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사과 드린다”고 썼다.

다만 모임은 없어지게 됐지만 친문계의 메시지는 분명히 남겼다. 새 지도부 체제가 적어도 관리형 리더십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황 의원은 “새 지도부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각오를 하고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임이 전대와 연결되는 건 아무래도 공천권 때문 아닐까.

“이번 전대는 공천 주도권 확보를 놓고 다투는 자리가 되면 안 된다. 경제문제로 당정이 매우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당이 내용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 공천권이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을 흐린다면, 전대 이후라도 당 대표가 민심과 어긋나게 공천을 좌지우지 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친문 당권주자 간 단일화 문제가 논란의 불씨가 됐다.

“소위 말하는 친문 의원들이 모여 누구를 밀어주자고 한다고 해서 진짜 밀어 지지도 않는다. 지지층이 겹친다고 판단하는 당권 주자들이 알아서 할 문제다.”

-친문 패권주의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시간이 지나 모두가 문재인 정권에 등을 돌리게 될 때 다시 나서 힘이 돼주자는 게 모임의 취지였다.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후보가 됐을 때도, 2015년 당 대표가 됐을 때도 그랬다. 너도나도 친문이라며 몰려들더니 권력이 사그라지려니 우르르 빠져나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도 폐족이니 뭐니 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다시 친노를 자처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권력을 좇기 보단 남겨진 숙제를 해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

-좀 더 공개적으로 활동하며 제목소리를 낼 수도 있지 않았나.

“패권주의 우려가 불식되는 전대 이후에는 정책 이슈를 중심으로 보다 분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새 대표를 뽑는 전대를 앞두고 민주당의 혁신방안 및 차기 리더십의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새 대표를 뽑는 전대를 앞두고 민주당의 혁신방안 및 차기 리더십의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친문계 의원들은 이날 부엉이 모임 논란에 적극 대응했다. 친문 진영 당권주자로, 모임 좌장 격인 전해철 의원은 의원총회 중간 기자들과 만나 “정책연구원 같은 모임을 만들자는 건전한 얘기까지 나오던 차에 이렇게 됐다”며 “정말 밥 한번 먹자는 친목 모임이지만 까닭 없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모임을) 해산한다”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도 앞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나더라도 전대를 앞두고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안 좋기 때문에 문제제기가 있다면 문제 소지를 없애는 게 필요하다”며 모임 해체를 못박았다.

친문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박근혜 정부 실패의 주범으로 꼽히는 친박계와 같이 ‘이너서클’을 형성해 계파주의를 조장한다는 낙인이 찍힐 경우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열린우리당 시절 당내 분열로 국정운영 동력마저 상실해야 했던 트라우마가 여전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전대가 친문ㆍ비문간 계파대결 구도로 굳어져 당내 분열 양상이 노골화해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크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초선의원 30여명이 전대 이후 당이 추진할 혁신방안 및 차기 리더십의 조건을 논의한 토론회 자리에서도 친문ㆍ비문 편가르기 논란과 관련한 쓴소리가 나왔다. 김영호 의원은 “우리 당 모두가 친문이라 할 수 있다”며 “문 대통령과의 친분이나 정치활동을 함께한 것을 내세워 전대를 치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도 “민주당은 통합이 잘 되어 있다. 요새 친문, 비문 하는데 솔직히 웃긴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이의재 인턴기자(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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