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톡톡TALK]농림부, 치킨값 인상에 이번엔 침묵 왜?

알림

[톡톡TALK]농림부, 치킨값 인상에 이번엔 침묵 왜?

입력
2017.04.27 04:40
0 0

“근거로 AI 해명 안해서” 해명

애초 불필요한 행정개입 지적

“이번엔 왜 세무조사 하겠다고 하지 않나.”

치킨프랜차이즈업계 1위인 BBQ가 치킨 값 인상 철회 한달 여 만에 다시 가격 인상 방침을 밝히자 한 네티즌이 올린 댓글입니다. 민간기업이 치킨 값을 올리겠다는데 오히려 농림축산식품부가 뭇매를 맞는 형국입니다.

사실 지난달 농식품부는 치킨 값 인상 소식에 “유통질서를 흔드는 행위는 국세청 세무조사나 공정거래위원회 거래행위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강경 대응했습니다. 당국의 엄포에 결국 BBQ는 인상을 철회했죠. 그런데 BBQ가 한달 만에 다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농식품부가 이번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왜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걸까요.

농식품부 안팎에선 애초에 불필요한 시장 개입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옵니다. 치킨이 식량 안보에 직결되는 필수품도 아닌데 조류 인플루엔자(AI)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엉뚱한 행정권을 남용했고, 결국은 가격 인상도 막지 못한 채 시장의 혼선만 초래했다는 지적입니다. 설사 ‘치킨 파동’이 오더라도 정부의 역할은 직접적인 가격 통제가 아니라 수입 확대 등을 통한 수급 안정에 국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입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개별 상품 가격에 해당 부처가 일일이 간섭하면 되레 가격이 왜곡되고 소비자들에게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더 황당한 건 농식품부의 ‘말 바꾸기’입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번엔 AI 때문에 닭고기 값이 올라 치킨 값을 인상한다는 논리여서 대응을 한 것”이라며 “닭고기 수급이 아닌 인건비, 운영비로 인한 치킨 값 인상은 더 이상 농식품부 소관이 아니다”고 발뺌하고 있습니다. 치킨업계가 AI만 거론하지 않으면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들 입장에서 보면 치킨 값 인상이란 결과는 똑같습니다. 처음부터 농식품부가 휘두른 회초리는 ‘부러진 회초리’였을까요.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