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 뒤집는 연구 결과 잇달아
러·멕시코 등 보수적 국가서 뚜렷
‘내가 집에 있었다면 아이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워킹맘들이 시시때때로 머릿속에 떠올리는 질문이다. 집안일과 자녀 돌보기에서 소홀히 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마음 한 곳에 늘 자리잡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자녀가 있는 엄마들의 4분의 3이 직업을 가지고 있을 만큼 워킹맘은 보편적 현실이지만,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무려 41%가 ‘워킹맘의 증가가 사회에 좋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워킹맘의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교육ㆍ경제ㆍ사회적으로 전업주부 엄마를 둔 자녀들보다 더 성취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고 15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캐틀린 맥귄 교수 연구팀이 25개국 5만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워킹맘의 딸은 ▦교육을 받은 기간이 더 길었고 ▦직업을 얻고 중간 관리직에 오를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소득도 더 높았다. 한편 워킹맘의 아들은 직업 커리어의 면에서 전업주부의 아들과 별차이가 없었으나, 결혼 후 자녀들을 돌보거나 집안일을 하는데 있어서 전업주부의 아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워킹맘의 딸이 전업주부의 딸보다 23% 더 많이 벌고, 워킹맘의 아들은 전업주부의 아들보다 일주일에 7시간 30분을 더 자녀들을 돌보는데 쓰고 집안일에는 25분을 더 투자했다.
조사결과에서 나이와 교육수준, 가족구성 등 다양한 요인을 통제하고 산출한 결과에서도 여전히 유의미했다.
25개국에서 워킹맘을 둔 69%의 여성이 채용되고 22%가 중간관리직에 올랐는데 이 수치는 전업주부 엄마를 둔 여성의 66%가 채용되고 18%가 중간관리직에 오른 것에 비해 더 높은 수치다. 워킹맘을 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소득도 6% 더 높았다. 워킹맘을 둔 아들은 일주일에서 가족들과 한 시간 더 시간을 보내고 집안일에 17분을 더 썼다.
이러한 ‘워킹맘 효과’는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강한 미국과 이스라엘 같은 나라나 남녀 차이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가 강한 러시아와 멕시코 같은 국가에서 더 강했다. 북유럽 국가들처럼 일하는 여성에 대해 긍정적인 나라에서는 효과가 적었다.
맥귄 교수는 “우리가 찾은 것은 여성이 직장에서 시간을 어느 정도 보냈다면, 자녀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훨씬 더 성취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라며 “이는 직장과 집에서 성별 불평등 감소를 도울 수 있다는 관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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