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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 1억원 수표' 미스터리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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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 1억원 수표' 미스터리 증폭

입력
2015.10.0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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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경위ㆍ보관 장소 아버지만 알았고 이사갈 집 인테리어 비용" 해명 불구

발행처 다른 수표들 집에 보관하고 발견된 지 사흘 만에 나타난 점 의문

경찰 "서류 등 대조한 후 주인 판단"

5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가 지난 2일 도곡동 타워팰리스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1억원 수표다발을 진열해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5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가 지난 2일 도곡동 타워팰리스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1억원 수표다발을 진열해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도곡동의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 쓰레기장에서 1억원어치의 수표다발이 발견된 지 사흘 만에 자기 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사 갈 집의 인테리어를 위해 찾아 둔 돈을 가사도우미가 실수로 버렸다”는 것이 주인을 자청한 이의 해명이다. 하지만 경찰 신고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1억원을 발행처가 제 각각인 100만원짜리 수표들로 보관해 왔던 점 등 여전히 궁금증은 남는다.

5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수표 주인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타워팰리스 주민 K(31)씨는 이날 오전 2시30분쯤 어머니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1억원은 사업가인 아버지가 대구 지역 자산을 매각해 마련한 돈”이라며 “이사 갈 집 인테리어 비용으로 쓸 예정이었다”고 신고했다. K씨는 담당직원이 출근한 오전 7시50분쯤 다시 경찰서를 방문해 1시간가량 추가 진술을 했다.

의문은 K씨 가족이 거액을 분실하고도 왜 오랫동안 침묵했느냐는 점이다. 이 아파트 환경미화 직원 김모(63)씨가 재활용품을 분류하던 중 여행용 가방 안에서 ‘1억’이라고 적힌 봉투에 담긴 100만원짜리 자기앞 수표 100장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은 3일 오전. 당일 오후 해당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1억원 수표의 출처를 둘러싼 궁금증이 주말 내내 온라인을 달궜는데도 K씨 가족은 어떤 대처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씨 측은 “일본 출장 중이던 아버지가 뒤늦게 언론에 나온 수표 사진을 보고 빨리 경찰에 신고하라고 전화를 해왔다”고 말했다.

K씨는 애초에 가사도우미가 가방을 버리게 된 것도 “돈을 마련한 경위와 보관 장소를 아버지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가족도 가방 안에 수표 다발이 들어 있는 사실을 몰랐던 탓에 가사도우미의 행동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초 신고자인 김씨도 “가방 밑바닥이 약간 닳아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점으로 미뤄 가사도우미가 가족 동의 없이 임의로 가방을 버렸을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면 인테리어 비용으로 1억원이나 되는 수표를 금융기관이 아닌 집안에 보관하고 있었던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K씨 가족은 다음달쯤 인근 동네로 이사를 계획 중이었고, 인테리어 대금을 치를 목적으로 자산을 매각해 수표로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남 일대 대형 아파트의 평균 인테리어 비용은 1억5,000만~2억원에 형성돼 있어 K씨 측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소재 한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타워팰리스 급 아파트 입주자들은 대리석 바닥, 수입 무늬목 싱크대, 천연페인트 등을 선호해 인테리어 비용으로 1억원 이상을 지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신고된 수표 100장이 모두 유통 가능한 정상 수표란 점은 확인한 상태다. 다만 해당 수표의 발행처가 4개 은행, 12개 지점으로 분산돼 있는 점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경찰은 정확한 수표 발행인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까지 경찰은 2개 은행 3개 지점에서 발행한 수표 11장의 확인절차를 밟았다. 이 수표들은 제3자의 명의로 발행된 것으로 유통과정을 거쳐 K씨 아버지에게 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경찰 관계자는 “K씨 아버지가 이번 주 안에 귀국해 경찰서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출석할 때 수표발행 문서나 부동산 거래 서류 등을 가져오면 대조하는 방식으로 최종 주인 여부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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