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 한국정보 지도에 독도 삭제
日정보엔 '리앙쿠르' 암초로 표시
"외교 당국 대응에 구멍" 우려
미국 국무부 영사국이 적어도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간 국무부 내 자체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해 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초 발생한 미 중앙정보국(CIA) ‘독도 표기 오류’와 동일한 사건으로, 독도ㆍ과거사 문제 등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대한 지렛대인 미국에 대한 우리 외교당국의 대응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미 국무부 영사국은 지난해 10월31일자로 갱신한 ‘한국 여행정보’(▶http://goo.gl/QyYrA3·위쪽 사진) 페이지에 첨부한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울릉도 오른쪽에 있어야 할 독도를 삭제했다. 이는 한국과의 외교 업무를 담당하는 아시아ㆍ태평양국 홈페이지가 그나마 독도를 일본과의 분쟁 지역인 ‘리앙쿠르’(Liancourt) 암초로 적고 있는 것보다 더욱 악화한 것이다.
반면 영사국은 같은 홈페이지 ‘일본 여행정보’(▶http://goo.gl/nEki2x·아래쪽 사진)에는 동해 한 복판에 작은 점을 찍은 뒤 ‘리앙쿠르(Liancourt)’암초로 표기했다. 색깔도 일본의 다른 도시처럼 검은 색으로 처리했다. 더욱이 러시아가 점유 중이나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북방 4개섬’에 대해서는 관련 사실을 적시했지만, 독도에는 아무런 설명도 남기지 않았다. 워싱턴의 한 관계자는 “비자ㆍ여권을 발급하는 업무 특성상 미국의 일반 시민은 영사국을 아태국보다 더 많이 찾을 것”이라며 “영사국 지도로만 보면 독도는 일본 영토로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CIA에 이어 국무부에서 마저 독도 표기 오류가 확인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우리 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해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전문가는 “영사국이 아태국과 다른 지도를 사용했다는 건 국무부 내부조차 독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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