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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선 모바일로 대출 받고 자산관리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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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선 모바일로 대출 받고 자산관리 척척

입력
2015.02.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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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유럽 등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 새 성장동력으로 급부상

글로벌 모바일 결제 3년새 3배↑

한국은 아직 결제ㆍ송금 수준이나

IT 발달해 따라잡기 어렵지 않아

은행권 중심으로 본격 진입 나서

독일 인터넷 전문은행 피도르(Fidor)의 페이스북 계정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 예금금리가 0.1%포인트 오른다. ‘가장 금리가 높은 1년 만기 예금을 추천해주세요’라고 글만 올려도 10센트가 보너스로 지급되고, 피도르가 추천해준 상품을 선택하면 바로 계좌가 개설돼 실시간 입금이 진행된다.

영국 온라인 자산운용사 넛메그(Nutmeg)에 가입하면 투자 포트폴리오가 10분 내 완성된다. 인터넷상으로 투자금액(최소 1,000파운드)과 투자기간, 투자위험, 자산관리 목표 등에 간단히 답하기만 해도 전문적인 투자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 회사에 자산을 맡기면 인터넷으로 실시간 투자수익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본격화한 선진국 핀테크(Fintech)

미국과 유럽 등 금융이 발달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금융과 기술의 결합을 의미하는 핀테크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송금과 지급결제는 물론이고 대출과 자산운용, 자금중개, 투자자문 등 금융업무 전반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신용카드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하고, 페이스북 활동으로 예금금리를 정하고, 인터넷 상에서 퀴즈를 풀 듯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으로 대출신청을 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이 단 몇 초만에 신용도를 평가해 적정 금리를 알려주기도 한다. 황병선 카이스트 소프트웨어대학원 교수는 “앞으로는 핀테크가 금융사 지점이 모바일로 대체되고, 사람이 했던 금융상담을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대신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한 금융서비스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 인터넷 전문은행이 처음 들어선 미국을 비롯 주요 선진국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부터 핀테크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했다. IT 발달에 따른 거래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핀테크가 금융위기로 침체한 금융산업을 일으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은 영향도 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2011년 1,059억달러에서 지난해 3,252억달러로 3배 가량 증가했고, 2017년에는 7,2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미국 인터넷 전문은행 20곳의 총 예금이 4,383억달러로 미국 은행 전체 총 예금의 4.3%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걸음마지만 가능성 무궁무진한 국내 금융권

이제 핀테크는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 국내에서도 은행을 중심으로 핀테크 행보가 분주하다.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지만, IT 기술의 발달 수준을 감안하면 이제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에서 핀테크의 시작은 작년 11월 다음카카오가 국내 16개 은행과 제휴해 내놓은 모바일 전자지급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 신용카드와 계좌번호를 미리 등록해놓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으로 간단히 돈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후 불과 3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국내 금융회사들과 IT기업들은 앞다퉈 핀테크 기술을 선보였다.

NH농협은행은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트폰과 연동된 손목시계에서 계좌잔액이나 거래내역을 조회하고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워치 뱅킹’을 선보였고, 신한은행은 홈쇼핑업체와 제휴해 TV를 보다가 원하는 물건을 살 때 카드번호 등을 입력하지 않고도 결제가 가능한 ‘TV머니’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중국의 최대 전자결제업체인 알리페이와 제휴해 하나은행 가맹점에서 알리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간편결제나 소액 송금 등 지급결제에만 국한돼 있지만 점차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KT와 업무협약을 맺고 그 동안 자동차나 공장설비 등 동산(動産) 담보물건에 은행권 최초로 위치기반시스템을 적용, 이를 기반으로 대출해주는 상품을 출시할 예정. 기업은행도 온라인에서 자금이체부터 상담, 상품가입이 한번에 가능한 ‘IBK 원뱅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기송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페이팔이나 알리페이 등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어 국내 금융사들이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지급결제뿐 아니라 자산관리, 투자 등 포괄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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