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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기관 '메르스 후유증'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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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기관 '메르스 후유증' 신음

입력
2015.08.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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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료원 진료 중단 피해 30억

재개원 이후 입원환자 40% 격감

정부 손실보전금 지원 차일피일

직원 급여조차 못줘 금융권 대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종식 국면에 들어섰지만 전담치료를 담당한 공공 의료기관은 여전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운영했던 강원 강릉의료원은 정부의 손실보전 지원이 늦어지면서 당장 이번 달 직원급여를 은행으로부터 빌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17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 13일까지 메르스 격리병상을 운영한 강릉의료원은 두 달 가까이 사실상 일반진료가 중단돼 3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통상적으로 이뤄지던 진료는 물론 장례식장 운영 등 수익사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데다, 6월 24일부터 병원 또는 병동 시설 전체를 격리하는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져 병원의 수익활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다.

최근 3년간 2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다 올 상반기 가까스로 흑자(5,700만원)로 돌아섰지만 메르스라는 악재를 만나 경영수지가 다시 악화됐다. 재개원 이후에도 외래·입원환자는 예전의 60%, 수익은 50% 정도에 그쳐 경영위기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의료원이 인건비와 진료 재료비, 식재료, 관리비 등 명목으로 매달 지출하는 예산은 10억원 가량으로 정부차원의 지원이 당장 이뤄지지 않는다면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가 강릉의료원에 지원한 금액은 긴급지원금 2억 원에 불과하다. 강원도가 의료원을 지원하려 해도 마땅한 근거가 없어 긴급 자금수혈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강릉의료원은 당장 20일로 다가온 직원 급여를 마련하지 못해 은행에 15억 원의 대출을 신청한 상태다. 의료원 측과 강원도는 “정부 실사가 다음달 중순이라 당장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급한 불을 꺼야 할 처지”라고 밝혔다.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는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료 사각지대가 많은 강원지역의 경우 단순 경영수지보다 지역거점 공공의료센터라는 역할론을 강조해 지원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도내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확인됐다”며 “민간병원이 제공하지 못하는 의료서비스를 수행하다 떠안을 수 있는 이른바 ‘착한 적자’에 대한 보전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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