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파문에 휘말렸던 박희태(76) 전 국회의장이 골프 캐디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강원 원주경찰서는 원주 모 골프장 여성 캐디가 전날 오전 10시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해당 캐디는 이날 오후 3시30분쯤 원주경찰서를 찾아 피해신고를 접수, 진술을 마쳤다. 이에 따라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 수사대는 박 전 의장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캐디는 남성 2명, 여성 2명과 라운딩 도중 박 전 의장이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자신의 손목을 잡고 엉덩이를 치거나 가슴을 찔렀다고 진술했다. 당시 불쾌감을 느낀 캐디가 마스터에게 9홀을 마치고 교체를 요구해 박 전의장과 일행들은 남성 캐디와 라운딩을 마쳤다.
박 전 의장은 11일 저녁 라운딩을 함께하고 원주에서 숙박한 지인에게서 골프장 캐디가 회사 측에 진술한 내용을 전해 듣고, 원주로 내려왔으나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태 전 의장은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 전 의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예쁘다 정도로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는 수준에서 터치 한 것”이라며 “내가 딸만 둘이다, 딸을 보면 귀여워서 애정의 표시를 남다르게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명박 정부 말기 특별사면을 받은 박 전 의장은 지난 1월초 논란 끝에 상임고문으로 새누리당에 복귀했다.
원주=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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