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김정은 과감한 리더십” 촉구
비핵화 의제에서 견해차 여전 관측 속
김영철 접견 이후 트럼프 판단이 관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뉴욕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정상회담의) 조건을 설정하는데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 일정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고 김영철 부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워싱턴으로 향했다. 이로써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북미 정상회담으로 향하는 길목의 최종 변수로 떠올랐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비핵화 로드맵을 재확인하면서 “아직은 많은 일이 남았다”고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CVID)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원칙을 거듭 강조했고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하면 우리는 강하고(strong), 안전하고(secure), 번영된(prosperous) 북한의 모습을 상상한다”며 체제보장+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뜻도 재차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가 합의에 이르려면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북미가 비핵화 핵심 의제에서 아직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또다시 단계론을 거론하면서 막판 장외 신경전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는 일관되게 확고하다”고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조선반도 비핵화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하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각자의 이해에 충만되는 해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풀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비핵화 이전 대북 제재 해제를 언급, 또다시 북중러가 결집하는 모양새라는 우려를 낳았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디테일의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두 번 또는 세 번 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비핵화 담판의 여러 가능성을 열어 뒀다. 북미 고위급 회담장 주변에서는 양측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반출을 둘러싸고 대립했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최종 조율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운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결단에 좌우될 판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아 든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 관건이 됐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여러 차례 천명했던 만큼 친서에도 진정성과 성의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만 한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의미 있게 받아들여 역사적인 비핵화 담판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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