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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숨가쁜 주말… '이완구 인준' 치열한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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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숨가쁜 주말… '이완구 인준' 치열한 수싸움

입력
2015.02.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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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여론조사 제안 깜짝 카드… 표결 재연기 요구·보이콧은 부담

유승민 "野 대표가 하루 새 말 바꿔" 물밑선 단독처리 비판적 의원들 설득

유승민(왼쪽 두 번째)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단 연석회의에서 원유철(왼쪽 세 번째) 정책위의장을 바라보며 무언가 얘기하려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유승민(왼쪽 두 번째)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단 연석회의에서 원유철(왼쪽 세 번째) 정책위의장을 바라보며 무언가 얘기하려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여야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16일로 미루면서 이번 주말이 총리 인준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당의 단독 표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후폭풍 최소화에 주력하는 반면 ‘표결 연기’ 카드를 소진한 야당은 공동 여론조사 제안 등 자진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에 부심했다.

野, 공동 여론조사 제안하며 자진사퇴 압박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3일 여야 공동 여론조사라는 ‘깜짝 카드’를 내놓았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의 (사퇴) 주장을 정치공세로 여긴다면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에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할 것을 청와대와 여당에 제안한다”면서 “우리 당은 그 결과에 승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말 바꾸기’라고 비판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향해선 “그것(표결 합의)을 전제로 날 비판하는 것 아니냐”고 했고, 여론조사 제안을 ‘웃기는 일’이라고 비난한 총리실측 인사에 대해선 “(나더러) 웃기는 자라고?”라며 발끈했다.

제1야당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주요 현안 문제를 여론조사에 의존해 풀어가려 한다는 비판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문 대표가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은 현실적으로 본회의 재연기 요구나 ‘표결 보이콧’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말 사이 여론전을 통해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보고 이를 압박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는 이 후보자를 둘러싼 당내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후보자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4개월 가량 호흡을 맞춰 왔던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잘 하길 바랬는데 개인적으로, 인간적으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문재인(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윤근(오른쪽) 원내대표, 주승용(왼쪽) 최고위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문재인(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윤근(오른쪽) 원내대표, 주승용(왼쪽) 최고위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與, 16일 표결 처리에 전력… 야당 달래기도

새누리당은 문 대표의 여론조사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면서 16일 인준 처리에 총력을 쏟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ㆍ정책위의장단 연석회의 도중 문 대표의 제안을 전해 듣고 “야당 대표가 하루 만에 말씀을 바꾼 데 대해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큰 양보를 했고 16일 인준안 처리에 절차상 하자가 없으며 국회의장도 꼭 사회를 보고 표결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16일 인준 처리를 위해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단독처리에 비판적인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만에 하나 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반란표’가 나오고, 야당이 출석한 상황에서 이들 반란표 때문에 인준안이 부결될 경우 당 전체가 풍비박산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야당 달래기’에도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김무성 대표는 당초 3월로 예정했던 경남 남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14일로 전격 결정했다. 문재인 대표의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한 답례의 모양새를 갖추면서 사실상 야당을 향한 읍소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與野 모두 내년 총선 앞두고 ‘충청민심’ 의식

여야를 떠나 충청권 민심도 이 후보자 인준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충청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이 승패를 가를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부담은 야권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지난달 26일 이해찬 새정치연합 의원이 충청권 신년교례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절대 반대를 못하게 하겠다”고 한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된 게 단적인 예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강행키로 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충청민심을 앞세우고 있다. 한 재선의원은 “야당도 막상 표결에 들어가면 충청권 의원들이 어떻게 할 지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이틀째 칩거모드를 이어가면서 “내 잘못으로 일이 이렇게 번져 미안하다”는 뜻을 주변 측근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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