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까지 거쳐 수사 당국이 위작이라고 판정한 그림에 대해 “모두 내 작품”이라고 주장한 이우환 작가가 30일 경찰이 “13점 중 4점은 위작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그냥 넘어가자 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 작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며 “국가 기관이 나를 떡으로 만들고 있다. 나는 범죄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위작 수사의 발단이 된 지난해 K옥션 경매 작품 뒤 서명은 내가 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며 앞으로 진위 판별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최순용 변호사=아시다시피 이틀간 이우환 작가가 그림 보시고 결과 다 알고 계시는데 오늘 작가님께서 먼저 본인 입장 간략히 말씀하고 기자 궁금 질의응답 진행하겠다.
이우환=제가 본인이니까 부디 작가의 말을 들어주시고 믿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는 기자님들과 오랫동안 소통이 아주 잘 돼 왔다. 위작 얘기가 나오고부터는 뭔가 엇갈려서 어떻게 열심히 저는 초창기에는 기자님들과 대담도 하고 통화도 하고 했는데 내 말 먹혀들지 않고 자꾸 다른 게 전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소통이 잘 안 된다. 이게 왜 그럴까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해 작년부터 변호사 대리하게 된 거다. 앞으로도 저는 여기에 기거하지 않지만 옛날처럼 여러분과 소통 잘되도록 노력할거고 저는 작가로서의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얘기를 여러분에게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 오늘 말씀드릴 것을 제가 두서 없을까봐 적어왔다. 읽도록 하겠다.
(안경 끼고 낭독)아시다시피 저는 2016년 6월 27일과 29일 양일간 거쳐 지수대에서 현재 위작으로 의심받고 있는 13점의 그림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확인 결과 저의 작품이 다 맞다는 확신이 듭니다. 수차 초기부터 저는 당사자인 제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제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거절당했습니다. 수사 개시된 지 1년 지난 시점에서야 저의 그림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피해자지 전혀 범죄자가 아닙니다. 그걸 꼭 여러분들이 알아주시고 30, 40년 전 떠난 작품이 어떻게 이렇게 된 것인지 저는 알 수 없고 직접적인 관계 전혀 모릅니다. 이해관계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에 얽매이고 여러분까지 혼란에 빠뜨리게 돼서 마음 아프고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생존작가가 있는 상황에서는 생존작가 의견이 우선돼야 함은 전세계 일반적 상식입니다. 당연한 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우리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경우에도 통용되는 일종의 상식임에도 경찰은 이를 무시하고 자격이 불확실한 감정위원들과 국과수에 먼저 감정을 의뢰하고 제가 확인하기도 전에 누가 확인하고 누가 감정 결과를 얘기한단 말인가요. 먼저 언론에 발표하는 이해 못할 행동도 있었던 겁니다.
작가 본인의 의견을 배제하고 제3자 의견 듣는 건 매우 위험하고 사실과 다르면 그로 인한 여파가 작가에겐 너무나 치명적입니다. 위작 의심 그림들을 작가 본인에 보여주기 전에 제3자 의견만 듣고 작품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건 누가 보더라도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로 작가 작품에 대한 이미지 훼손, 작가 프라이버시 침해가 심각합니다. 그 와중에 일부 인터뷰 내용도 작가가 말한 것과 달리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수사 초기에 작가 본인에 작품 확인시켜 줬으면 혼란 줄일 수 있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 유감입니다. 전해 듣기로는 위조했다는 사람이 13점 그림 중 4점을 그렸다고 했다는데 그 사람이 그린 그림이 13점에 포함돼 있는지 믿을 수 없습니다. 13점 그림은 저만의 호흡, 리듬, 색채로 그린 작품으로서 작가인 제가 눈으로 확인한 바 틀림없는 제 그림이기 때문입니다. 작가와 미술시장에 막대한 피해 주는 위작품 생산과 유통은 근절되어야 합니다만 작가 본인 무시한 수사 또한 자제돼야 합니다.
저는 신문 볼 기회가 적습니다만 외국에서 한국 사람이 보여준 신문에서 작가가 숨기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봤습니다. 숨기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내가 왜 숨기겠습니까. 이번 사태 전부터 저는 저의 작품에 대한 전작도록을 준비해왔고 시간이 걸리지만 뉴욕에 있는 전문 출판사에 의뢰해 어떻게 하면 제 작품의 진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보려 합니다. 세계 속에서 우리 미술계 위상을 감안해 거시적인 안목에서 말입니다.
저는 재야에 홀로 작품 활동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국가 권력과 어떻게 하다 보니 맞서게 된 상황인데 부디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재야 일개의 작가를 보호하는 입장에 안 서도 좋으니 객관적으로 판단해주기를 바랍니다. 부디 국가 권력과 합심해서 한 작가를 떡으로 만드는 그런 일이 부디 없도록 바랍니다. 아주 객관적인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제가 답변할 수 있는 범위에선 모든 답변하겠습니다. 뭐든지 질문해주세요.”
-경찰이 위작이라고 판단한 4개 작품 중에 작가확인서 있는 게 하나 있는데 작가 확인서 써줄 때 그 작품 봤나.
“봤다. 실제로 봤죠. 실제로 보지 않은 작품에 확인서 써준 건 한 장도 없다. 금방 알 수는 없는데 거기 써있는 날짜대로다.”
-전작도록 만들고 계신데 30, 40년 전 그림 알수 없다고 했는데 그거 다 포함하는 전작도록인 건지 아님 진위 확실한 것만 포함하는지.
“레조네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간단한 것이 아니다. 레조네 만드는 전문 회사에서 위원회 구성해서 조사해서 조사 결과에 맞는 것을 싣게 되는 절차를 받는다.”
-어제 경찰이 위조범 주장한 4점에서 유리가루를 발견했다고 했는데.
“말씀드릴게요. 사실은 오늘은 그런 얘기까지는 할 예정이 아니었는데 그 위작을 한다는 젊은 친구 위조도 보여주고 그리고 뭔가 시도한 그런 그림을 들고 와서 나한테 보여주기도 했다. 근데 솜씨가 좋아요. 근데 어디까지나 본인이 아니니까 본인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거고. 그리고 질문한 내용인데, 국과수 뜻도 모르겠습니다마는 거기서 과학적 분석했다는데 분석도 잘 모르겠어요. 위작은 어떻고 진작은 어떻다는 분석표를 보여줘요. 그럴 듯 하거든요. 여러분들도 아마 그걸 믿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근데 그걸 누가 만들었을까요. 그게 어떻게 들어가서 그런 기사 누가 썼죠. 전혀 구체화되지 않고 작가가 모르는 걸. 여러분 내가 작가예요. 날 그냥 아주 희한한 답을 만들어가지고 거기에 몰아넣는 식으로 아주 그럴 듯 하게 함정을 파놓은 거에요. 예? 그런데 위작자가 썼다는 희한하게도 경찰에서 보여주는 색채가 있어요. 위작을 그린 색채에요. 그 색채가 바로 내가 쓰는 색채 중에 하나에요. 여러분 그럼 어떻게 되는 거에요? 위작이라면 다른 걸 써서 검사한 것과 달라야 하지 않아요. 똑 같은 거에요. 그니까 연극을 꾸미는 데 뭐가 잘못된 거에요.”
-색, 성분이 다를 수 있고 붓을 다른 걸 쓸 수 있다 보니 기준작 같은 걸 정해서 감정하는데 선생님은 국과수가 객관적 기준 들이댔을 때 그 기준을 부정하는 건가요.
“아니 난 그건 모르겠는데 이 재료 저 재료 쓰고 섞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선생님 다양한 제작한 제작 방식에 대한 기준작들도 있을 거 아닙니까.
“아니 다양한 색채는 아니고 몇 가지 엇비슷한 거 쓸 때있어요.”
-그럼 그런 작품들 갖고 객관적인 자료로 적극적 해명하면 의혹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선생님이 기준작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아니 그런데 그건 참고 참다 얘기 했다. 사실 작가는 자기가 쓰는 재료에 대해서 다 비밀이고 다 지켜야 한다. 근데 하도 유도심문하듯이, 내가 범죄자처럼 그러니까 다 얘기 했어요. 다 얘기 했는데 조금 전에 밝혔잖아요. 그 사람들이 내가 쓰는 물감을 제시한 것이에요. 그러고 국과수에서 이런 결과 저런 결과 나오고 그게 무슨 소리에요. 완전 모순되는 얘기 아닙니까. 기준작은 나 자신이 몰라요. 작가는 그냥 보면 1분도 안 돼서 느낌이…. 모든 작가가 그래요 나만이 아니고. 내 그림은 너무나 단순해 내 손을 거치지 않으면 금방 튀어요. 13점 중 4점이 가짜라면 그럼 다른 건 왜 다 가짜 아니에요. 똑 같은 솜씬데 말이 안 되는 소리에요.
-유리가루는.
“물감 외 다른 재료는 혼합하지 않아요. 그건 모르겠어요.”
-경찰에 그림 확인 요청했다 거절당했다고 했는데 그거 언젠가요.
“작년 언젠지 변호사 통해서 요청했는데 거절당하고 그것도 다시 물어보세요. 나 보는 데서 전화도 하고. 처음에는 오케이 했다가 다시 거절하고 그때 두 번 거절당하고 이 분 최 변호사님한테도 지난 봄에 부탁했는데 또 거절.”
최순용=제가 선임된 건 1월 말이고 그 전에는 다른 변호사다. 경찰 얘기는 구두였고, 서명 요청 받았는데 정식인지 알 수 없어서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제 선임 후에는 2월 8일에는 국과수니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게 경찰 입장이다. 총 세 번 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노후화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1978, 79년 작품들인데 그때 몇 점 제작했나.
“구체적으로 모르겠다. 많이 그릴 때는 78, 79년이 제일 많은데 한 달에 한 30~40여 점 그렸을 때도 있을 겁니다. 40~50호 전후 일 때고 100호 정도의 경우에는 한 달에 한두 점 이렇게 그릴 수도 있고. 그럼 그게 1년이면, 300~400점 가까이 된다는 뜻이다. 정확하지는 않아요. 세보지도 않았고 그럼 이게 2년이면 꽤 되지 않겠나.”
-전람회 이력이나 소장처 알고 있나.
“그때는 너무 가난할 때고 밥 먹기 힘들 때다. 그림 팔릴 때 아니면 전람회 하긴 했지만 전람회 실리지 않은 작품 엄청 많은 거다. 그건 그때 화랑들에 작품 주면 대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땐 화랑이 호랑이 담배 먹는 시절처럼 팔리면 돈 주고 팔려도 돈 안 줄 때도 있고 작품이 몽땅 다 없어질 때도 있고 내가 직접 파는 경우는 특수한 경우 외에는 없었다. 나는 직접 파는 성격이 아니다. 제작은 주로 일본에서 했으나 78, 79년에는 한국에서도 많이 했다. 한국에서 한 것이 더 많으리라 짐작한다.”
-79년에 한국에 며칠 정도 있었나.
“그땐 자주 올 때니까. 어느 정도 왔는지 모르지만 한국서 제작 많이 했다.”
-어느 표구사와 거래했나.
“표구사가 아니고 현대화랑이다. 그 전에는 명동화랑이라는 화랑이 전적으로 일 돌봐주다 명동화랑이 힘이 없어지면서 현대화랑 쪽과 했다.”
-캔버스가 필요한데 그런 거 주문했나.
“일부는 일본서 가져온 것 있고, 일본은 한국 캔버스 꽤 썼다. 한국 캔버스 작품들 때때로 문제가 많아서 물감과 캔버스 유리한다거나 손상되는 경우가 많았다.”
-맨 처음 감정했을 때 아무 말 없다가 두 번째 내 작품이다 말했는데.
“아니 다 맞다고 했는데 한 번 더 볼게요, 내가 다시 확인할게요 한 거다.”
최순용=제가 증인이니 부연설명 드리면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 한 점 넘길 때마다 내 그림 맞다고 했고 경찰이 근거 제시하고 동영상도 보여주고 하니까 그럼 좀 아니다. 두 시간 보고 나서 단정적으로 하는 건 너무 경솔한 것이라. 언론엔 그렇게 비췄겠지만.
-작품 일련 번호 어떻게 붙이나.
“팔릴지 안 팔릴지 그런 거 모르고 열심히 그려대는데, 처음에는 화랑에서 그런 거 붙여놔야 나중에 정리하기 좋고 좋다고 해서 어떤 건 화랑이 써서 붙인 것도 있다. 사실은 번호뿐만 아니라 사인도 나중에 한 것도 여럿 있다. 번호가 두 번 세 번 겹친 게 꽤 있다. 내가 가진 거랑 미술관 작품 번호 같은 것이 겹친다거나 하는 것도 우연히 보기도 하고 그땐 전후 관계 정확히 해야겠다는 발상도 없었고 기억으로 하다 보니 수시로 적고. 그렇게 해선 안 되는 건데 언젠가부터 번호 그만 뒀다.”
-수천 점 달하는데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외에는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나.
“저로서는 비밀스러워 안 해도 되는데 수사관들이 기를 쓰고 달려드는 식으로 조여대니까 비밀이고 뭐고 다 얘기하는 식이 됐는데 작가가 어떤 작가든 그거 얘기 하겠나. 죽어도 얘기 안 하는 거에요. 작품 그리는 방법이나 재료에 대해서는. 그래도 그대로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사실 있으나 마나 그런 건데, 첫째는 쓰는 색채가 일본말로 아사이군조라 하는데 군청색이다. 그 사람들이 갖고 있어요. 몇 가지 번호를 섞어 쓰는데 그 사람들은 딱 하나만 썼어요. 사실 이런 얘기 하기 싫어요. 하면 안 되고요. 제일 중요한 게 호흡이고 리듬이고 붓 쓰는 방법인데, 근데 그게 전혀 달라요. 남 일을 한다고 생각해봐요. 남일 하면 그게 어떻게 되겠어요. 그건 금방 튀는 거다.”
-진품 확인서를 쓰게 된 이유는.
“내가 보고 내 작품이니까.”
-화랑에서 의뢰했나.
“화랑에 갖다 놓고 내가 보니 내 거라고 해서 써준 것 아니냐? 여러분 감정협회가 맞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내가 본인이에요. 작가가 썼으면 됐지 아니 내가 없으면 몰라요.”
-감정협회에서는 사진 보고 했다는데.
“전혀 없어요. 전혀 없어요. 내가 보지 않은 것은 전혀 사인한적 없어요. (거짓말?)몰라요. (명예훼손 소송은 생각안하나?) 그럼 수없이 해야 해요. 여러분 내가 여러분이랑 싸우기 싫은데 저작권 몽땅 다 멋대로 하고 있잖아요. 그런 거 다 걸어야 하잖아요. 난 그런 거 안 해요. 내가 확신해요. 내 앞에 와서 그려보라 하세요. 나는 확신해요(웃음). 위조범보고 내 앞 와서 그리라 하세요.”
-대질에 응할 생각은.
“물론이죠! 얼마든지!”
-사람이니까 착각 등 여지 1%도 없나.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있을 수 있죠. 본인이 그린 것은 본인의 호흡이고. 이건 베낄 수 없는 거에요. 제3자가 하면 암만 잘해도 내 그림 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위작이라는 게 왜 금방 알려지는가? 너무나 그대로 또렷하게 잘 그리기 때문에 그런 거에요. 본인 그림은 그렇게 돼 있는 게 아니고 들쑥날쑥한 거고 어설픈 거에요.”
-K옥션 거래됐던 것 가짜 감정서 붙었던 거 알고 있나. 진품인데 왜 붙였을까.
“얘기 많이 들었고. 내가 파리 있을 때 파리 한국 그림 그리던 분들한테 얘기 들었는데 하루는 내가 국립도예공장서 일 하고 있는데 한국 어떤 신문사에서 내가 아는 분한테 전화가 와서 그래서 얘기하다가 그건 인터뷰도 아니고 얘기 중에 옥션회사에 뭐가 나왔는데 그걸 사진을 보여줘서 내가 봤어요. 사진 상으로 보니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나 내가 나중에 가서 작품을 확인해야겠다고. 근데 나중에 들으니 사진 상 문제없다 이런 말은 없어요. 왜 그렇게 썼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가짜를 발견하지 못했다 하면 가짜는 없다 이렇게 신문은 얘기해요.
그래서 내가 이번에 경찰에 와서 그 작품 봤는데 보니까 앞에는 너무 닦아내고 해서 색깔 왜 이래 할 정도로 정말 손질 너무 많이 한 것이다. 손질 너무 많이 했는데 필치 그런 게 내 작품이다. 그런데 뒤를 보니 사인이 척 돼 있는데 나는 그런 사인 안 해요. 전혀 다른 사인이에요. 내 사인이랑 안 맞는 게 거기 있더란 겁니다. 수사 기관에서도 이거는 가짜 감정서가 붙은 겁니다 라고 하는데 난 그런 거 몰라요.”
-K옥션이 수리 복원된 건 알았나.
“닦아 내다 보니 긁히고 좀 그런 거 같은데.”
-진품 맞는데 사인했다는 건가.
“나는 그런 식으로 사인한 기억은 없고.”
-가짜라고 의심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지 않죠. 사인 안 하는 작품도 가끔 있어요. 앞에 그려진 그림은 내가 거의 확신할 수 있는데. 그 붓은 특수한 붓이에요. 아무데나 있는 것 아니에요. 내가 눈 부릅뜨고 수없이 다녔어요. 이거 봐 주쇼 저거 봐 주쇼, 현대화랑에 내가 있는대로 다 모아주세요, 한국 돌아올 때까지 일주일 있는 동안 모아서 보여주세요 했어요. 유통되고 있는 것 중에는 한 점도 본 적이 없어요. 근데 한 4년 전에 일본에서 내가 내 작품을 취급하는 전속 화랑에서 들고 온 2점 있었는데 누가 봐도 전혀 아닌 거에요.”
-국내 유명 작가 수천 위작 판정 받는데 납득하기 어렵다.
“내가 확인한 범위에서는 없다.”
-몇 점 봤나.
“기억 못해요.”
-본인 위작 아니다 라고 하시는 이유 중에 하나는 기존 작품에 대한 영향, 화랑과의 관계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질문도 이상하다. 나는 분명히 1970년대 후반기 현대화랑과 제일 많이 관계를 맺었다. 현대화랑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지만 내 경험으로서는 문제가 없고 내 화랑이니까 안심하고 뭐든지 감정을 다시 하세요 하고 맡기기도 했는데 (화랑이)그렇게 한 적은 없다. 왜 그래요 하니까 감정협회가 있대요. 거기서 안 하니까 당신이 하세요 했는데 그렇게 안하고 내가 사인한 거에요. 화랑과의 관계 때문에 진짜라고 하지 않나 하는데 그런 생각은 말아주세요. 그 사람이 그려온 게 있어요. 그려온 게 한 가지만 썼더라는 거에요.”
최순용=13점은 선생 말대로 물감 섞어 썼고 그 사람이 동영상에서 그린 그림이 있는데 거기는 한 가지 물감을 썼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진품이라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로 작품 거래가 끊겨서 그런 거라는데.
“(웃음)제발 그런 생각은 말아주세요. 저는 70년대 떠난 지가 옛날이고 아무 관계도 없고 지금은 그나마 바깥에서 40, 50년 활동했고 유럽ㆍ미국 때문에 먹고 사는 거지 전혀 그런 생각 말아주세요. 그런 데 얽매여서 내가 앞으로 작업 하면 얼마나 하겠어요. 나는 답답하고 고통스러 죽겠어요.”
최순용=경찰에서 브리핑 하며 배포한 거 같은데 13점 그림 말고 그 사람이 시연하면서 그린 그림 보여주었고 그 결과물을 보여줬다.
-일본에서는 전속화랑 없었나.
“일본 전속화랑 관계 깊고 동경화랑이 제 전속인데.”
-여러 화랑과 거래하며 흐지부지되면서 그렇다 했는데 그건 언제인가.
“그 당시죠. 지난 일은 결국은 화랑하고 작가 관계라는 건 그렇게 썩 좋은 사이만 유지하는 게 아니고 요새는 작품이 안 나가더라 라든가 나갔으면 팔린 것을 주죠. 이런 얘기도 있고 하는 건데 그 당시는 현대 미술이 팔리는 시대가 아니었고.”
-왜 국가 권력이 떡 만든다고 생각하나.
“내가 묻고 싶어요. 제발 안 그랬으면 좋겠다. 구체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특정인이 얘기한 게 자꾸 새 나가서 귀가 솔깃한지 내가 암만 얘기해도 안 듣잖아요. 아니라고 내가 몇 번 그랬어요. 그 말을 안 듣고 직접 뭔가 대화한 분도 다른 사람 얘기 쓰고 잡지도.”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나.
“작가 말이 설득력 없으면 누구 말이 설득력 있나.”
-객관적 판단 위해 27일 이후 뭐 했나.
“특별하게 한 거 없고 기억 되살리기 위해 서울 화집 펴보고 다시 그걸 보면서 그런 느낌이나 인상으로 내 나름대로 정리하고 그 화집 들고 보여주려고 갔는데 기자들 관심 없어요. 그거 들고 들어갔다가 보이고 나온 거죠.”
-동경화랑 등 통해 나갔다고 보나.
“직접 판 사례는 특수 예 빼고 없는데. 일본도 여러 화랑 있다. 제일 중요한 게 동경화랑이다. 동경화랑이 후반기라는게 80년대부턴 힘이 없게 되는데 어느 화랑 통해 나갔는지 모른다.”
-진작 수사 의뢰했는 왜 위조했을까.
최순용=제 추측이고 가능성인데, 그 사람이 그렸다는 위작이 따로 존재하고 이 그림은 진작이다. 단지 그 연결고리는 그 사람 진술밖에 없다. 그런 거 아닐까.
-자금 흐름은.
“그건 알 수 없다. 알 바 없고. 그런데 위조했어도 따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그 사람 50점 그렸다죠. 13점 아닌 다른 것이 아닐까.”
-왜 위작 아닌 것만 압수당했을까.
“그러니까. 내가 알고 싶어요. 수사하는 사람들한테는 불편할 수도 있는데 경찰 한 사람이 날 불러 ‘4점만 선생님 위작으로 하고 다른 건 다 진작으로 하시죠’ 이랬다. (경찰이요?)물론이죠. 여러분 난 본인입니다. (어제 그랬다는 거죠?)네.”
-그린 기억은 나나.
“그린 기억 없다.”
-소장 경로도 다 알 텐데.
“그런 사람 참 신기하다(웃음).”
-제2 천경자 되지 않을까 하는 얘기 있는데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나.
“감정하려면 본인 아니라도 내가 없어지면 전문가가 해야 하는데. 한국은 전문가가 커야 돼요. 한 가지 예로 이런 예가 있어요. 재작년 가을인가 제가 뉴욕에 있을 때 옥션회사에 내 작품이 조금 상한 작품이 있는데 그거 수리도 한 게 있는데 봐주세요 했는데 그 수리가 썩 잘된 건 아니었으나 내 작품은 틀림없었다. 사무실 가서 차 마시면서 감정하는 분들 소개 받았는데 전문적으로 보는 사람 없을 테고 하니까 작가한테 물어 본다거나 기구에 부탁해서 검증 받을 때 있다고 얘기했는데 거기 보러 간 건 수리 된 게 맘에 맞는지 손님한테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봐주십사 하는 거지 진위 봐달라는 얘기는 아니었다. 한국은 부디 감정 전문가가 생기기를 바라고 앞으로도 여러 작가들 문제 나올 테고 하니. 그런데 특수한 사람의 얘기에 너무 솔깃해서 믿을 수 있는지 없는지 그것은 객관성 띄어야 하므로 객관적인 척 해야 하니 객관적인 검증 방식이 하루빨리 생겨나야 한다.”
-왜 4장만 위작이라 하자고 했을까.
“그건 그 사람들 사정이니 나는 모르겠다. (최순용=저는 잠깐 나가있었는데 그게 아마 위작한 사람이 그렸다는 게 4장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 현모씨는 그린 사람이 아니라 지시한 거고 붓을 든 사람은 이모씨다)경찰 한 분이 변호사들 내보내고 경찰 다 나가세요. 그렇게 한담에 조용히 나보고 “그럼 그러지 마시고 요 4점은 가짜라 하고 다른 건 진짜로 하시지요” 하더라. 나는 이게 같은 거고 내 작품인데 무슨 얘기 하는 거냐고 했다. 사실 이런 얘기 해서도 안 되는데 여러분 앞에 솔직하려고.”
-정부를 불신하는 건가.
“내가 본 다음에 해도 되는데 나를 빼돌리고.”
-4점은 가짜라고 하고 다른 거 진짜라 하시죠는 작품 보고 한 건가? 거절하니 경찰이 뭐라고 했나.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분리시키자고.”
-현대화랑 관계자는 감정할 자격 있나.
“나는 있다고 본다. 하라고 했는데도 본인이 한 거 없는 걸로 안다. 그 다음에 부산 신옥진이 내 작품 오래 봐오고 심부름 많이 했는데 두 사람이 같이 하시죠 했는데도.”
-선생님이 말씀한 거 녹화돼 있는데 그런 적 없다는데.
“아 그래요?”
-아니라는 거에 대한 말씀?
“그 분들도 참 입장이 난처한 거에요. 하지 않은 말을 내가 꾸며 하나요? 녹화 밝히라 하세요. 그건 녹화가 될 리가 없어요. 살그머니 하는데.”
-민간 감정 허술하다 지적하셨는데 거기서 진단 이유 조목 들었는데 같이 조목조목 해주실 생각 없으신지.
“그런 생각 지금 없고. 거기 있는 작품을 지금 내가 뭐야. 그분들이 그게 이상하다면 한 점 한 점 왜 가짠지 조목조목 증명하라고 하는데. 제가 곧 떠나야 합니다. 상해 전시 설치 때문에. 개인적인 작품을 미술관에 설치하기로 해서. 전시라기보다는 제 개인적인 작품 미술관 설치하기로 해서.”
-감정 협회에 대해서는.
“내 작품 때문에 혼란 빚어지니 유감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나는 고통스러워 죽겠다. 내가 왜 이런 문제에 관련해야 하는지 옛날얘기 다 지나간 거고. 그 당시 기억으로 돈 된 기억이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겠는가도 사실은 생각하기도 싫다. 보기도 싫고. 그러나 내 작업이었던 건 틀림 없으니까. 앞으로 전문가 빨리 생기기를 바라지만 내 눈으로 보고 확인하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첫째로는 내가 오며 가며 하겠다는 약속과 지금까지 하시는 분들도 다시 정말 큰 맘 먹고 객관적 입장에서 연구를 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타격 있나.
“국제적 타격 있다. 작품 거래상으로는 타격이 꽤 되는 것 같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