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호 기자

등록 : 2017.05.16 04:40
수정 : 2017.05.16 04:40

참신한 전문가라더니… 하는 꼴은 ‘구태’

등록 : 2017.05.16 04:40
수정 : 2017.05.16 04:40

광주도시公 사장 후보 내정자

인사청문 위원 사전 접촉하고

지인 통해 잘 봐달라 청탁 전화도

특위는 후보로 추천했던 교수를

자질 검증 전문가로 위촉 논란

광주광역시도시공사 전경

광주시도시공사 사장 후보자가 광주시의회의 인사청문회(17일)를 앞두고 해당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사특위) 위원들을 사전 접촉하거나 지인 등을 통해 위원들에게 ‘잘 봐달라’는 부탁 전화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인사특위는 사장 후보자를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추천했던 당시 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장을 후보자의 자질 검증에 필요한 자문 등을 맡는 전문가로 위촉해 공정성 시비도 커지고 있다.

15일 시의회 등에 따르면 도시공사 사장 후보로 내정된 한국산업인력공단 산업현장교수 박모(59)씨가 최근 인사청문특위 위원(7명) 중 한 명인 A의원을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 A의원은 “얼마 전 지인이 만나자고 해서 약속 장소로 나갔더니, 지인이 박씨를 데리고 나와 황당했다”며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부적절한 만남이라고 판단해 박씨와 이야기도 나누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특위위원인 B의원도 “이 달 초쯤 대통령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현장에 지인이 찾아와 ‘지금 박씨가 차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잠깐 만나달라’고 부탁하더라”며 “인사청문 대상자인 박씨를 사적으로 만날 이유가 없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C의원은 “이 달 초 지인 2명에게서 인사청문회 때 박씨를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았고, 다른 의원들도 박씨 측으로부터 청탁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박씨의 지인이 만나자고 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만나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3월 초 1차 사장 공모 때 면접에서 탈락했다가 4월 재공모에 응시해 윤 시장으로부터 사장 후보자로 낙점을 받았다. 윤 시장은 1차 공모 당시 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추천한 후보자들에 대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했고, 결국 재공모를 통해 박씨를 선택했다. 이를 놓고 도시공사 안팎에선 “윤 시장이 박씨를 후보로 추천하도록 임추위에 주문을 넣었다”는 이른바 ‘윤 시장 오더설’이 나돌았고, 이에 인사특위는 박씨에 대한 객관적인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이처럼 공모 및 후보자 낙점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씨가 인사청문회 통과를 위해 인사특위 위원들을 사전 접촉하고 청탁 전화를 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도시공사 내부에서조차 “박씨가 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떠나 사장 후보로서 올바른 처사는 아니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시공사의 한 직원은 “후보자가 지인을 동원해 인사특위 위원들에게 부탁 전화를 돌리는 게 올바른 인사청문회 준비냐”며 “윤 시장이 참신한 전문가를 뽑겠다며 추천한 후보가 정작 하는 행동은 구태와 다르지 않아 보여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와중에 인사특위가 박씨를 사장 후보로 추천한 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장이었던 모 대학 D교수를 청문회 자문을 하는 전문가로 위촉한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D교수는 인사청문 대상자의 자질 검증에 필요한 자문과 방향 제시 등을 하게 되는데, 박씨와 이해관계가 있었던 만큼 자문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외부 전문가 위촉 과정에서 사전 검증을 소홀히 한 인사특위에 대한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인사특위의 한 관계자는 “인사특위 소속 한 위원으로부터 D교수를 추천 받았는데, D교수가 박씨를 추천했던 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장이었는지는 몰랐다”며 “D교수의 자문이 인사청문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면 D교수를 배제하고 청문회를 진행하겠다”고 해명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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