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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촛불집회]“국회는 국민 우롱 그만하라”… 한층 엄중해진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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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촛불집회]“국회는 국민 우롱 그만하라”… 한층 엄중해진 시민들

입력
2016.12.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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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6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발의에 반대한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인형을 천에 올려놓고 손으로 치며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3일 오후 6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발의에 반대한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인형을 천에 올려놓고 손으로 치며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바라는 시민들의 함성은 3일 토요일에도 어김 없이 서울 도심 곳곳을 채웠다. 이날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6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각종 사전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대통령에 더해 탄핵발의에 좌고우면하며 정치적 셈법만 따지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광화문광장에는 오후가 되자 각계각층의 시민들의 모여 시국에 대해 토론하고 박 대통령과 정치권을 꾸짖었다. 전국풍물인연석회의는 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새로운 나라로 가는 길굿을 치자’ 공연을 열고 사물놀이와 통일비나리, 태껸, 판씻음 춤판 등을 벌였다. 풍악패가 연주하는 태평소와 꽹과리, 장구 소리가 광장을 채우자 수백명의 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 손푯말을 들고 어깨춤을 추며 장단을 맞췄다. 이날 사회를 맡은 홍성민(48)씨는 “국민을 통탄에 빠트리고도 아랑곳 하지 않는 청와대와 재벌 정치인 사이비 언론 검찰 등 오적을 비판하러 풍물인들이 모였다”며 “이 땅의 국민들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풍물패가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김정현 기자
3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풍물패가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김정현 기자

촛불집회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청소년과 대학생 등 젊은이들도 광장에 섰다. 22개 예술대학 학생회가 모인 '예술대학생시국회의'는 오후 2시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시국대회를 열고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제곡 ‘민중의 노래’를 합창한 뒤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했다.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 200여명 역시 ‘박근혜 하야 전국 청소년 비상행동’ 주최 집회에 참석해 “반대 목소리를 모두 외면한 채 결국 국정교과서를 발표해버린 정권은 학생들을 우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슷한 시각 성난 촛불 민심은 여의도에도 등장했다. 시민 2만5,000여명은 오후2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 모여 ‘새누리당 해체’ 구호를 외치며 의원들을 압박했다. 직장인 정우현(35)씨는 “국민의 편에 선 듯 행동하던 의원들이 본격적인 탄핵 국면에 들어서자 자신들의 셈법 따지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일부 참가자는 새누리당사 건물 현수막을 향해 달걀을 던지고 현수막을 찢기도 했다.

박 대통령을 두둔하는 보수 시민단체들의 맞불집회도 개최됐다. ‘보수대연합’ 주최로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를 비롯해 1만5,000명(경찰 추산 1,500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참석자들은 한 손에 태극기를 들고 흔들며 “국회는 해산하라”고 외쳤다. 박 대통령 지지자 박모(65)씨는 “대통령이 3차 담화에서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많은 국민들이 언론의 거짓 선동에 속아 즉각 퇴진만 강조하고 있다”며 “나라가 계속 어지러우면 북한이 도발할지 모르는데도 안보 위기는 까맣게 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박 대통령은 한 푼도 받지 않았고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챙긴 돈을 가지고 야당은 ‘제3자 뇌물자’를 거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박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 때 인턴 성추행 파문으로 경질됐던 윤창중 전 청와대변인이 나와 “대한민국 쓰레기 언론이 윤창중에 가했던 생매장을 박 대통령에게 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각지에서 사전집회를 마치고 광장으로 속속 모인 참가자들은 오후3시30분부터 청와대를 향해 1차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전날 법원 결정에 따라 청와대를 동ㆍ남ㆍ서쪽으로 100m까지 ‘포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동쪽으로 청와대 춘추관 방면 진입로인 팔판동 126맨션 앞, 남쪽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 자하문로16길 21, 서쪽은 효자치안센터 앞까지 접근했다. 효자치안센터 앞에 다다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의 얼굴 캐리커처가 담긴 망토를 걸치고 “거짓말쟁이 대통령을 당장 끌어내라”며 오열하기도 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청와대 100m 앞까지 진출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주성 기자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청와대 100m 앞까지 진출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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