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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목되는 북미 대화 움직임, 방관만 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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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목되는 북미 대화 움직임, 방관만 할 일 아니다

입력
2016.10.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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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자들과 미국의 북한 관련 전직 관료 등이 21, 22일 이틀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비공식 대화를 가졌다. 북측은 이번 대화에서 “현안을 다 얘기했다”고 말했고, 미국측은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는 보도다. 북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 평화협정 체결 문제 등 한반도의 다양한 현안들이 광범위하게 논의됐음을 뒷받침한다. 비록 미국 정부와는 관계가 없는 ‘트랙 2’형식이라고 하지만 최근 미국 조야에서 북한과의 협상 재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연관 지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대화에 북한측은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 5명이, 미국에서는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 대표, 레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SSRC)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등 4명이 참석했다. 한 부상은 오랫동안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를 역임하면서 대미협상 창구역을 담당해 왔다. 미국측 참석자들은 모두 민간 신분이지만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 조야에 영향력이 큰 인사들이다. 양측 참여인사 면면에 비춰 상당히 진지한 논의가 오고 갔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물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임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 시점이어서 당장 미국의 대북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내년 초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은 다양한 대북정책 모색에 나설 게 분명하고 이번 대화는 그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리언 시걸 국장은 일정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제재는 협상 없는 압박에 불과해 더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킬 뿐”이라며 협상과 대화 재개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북미 비공식 대화에 대해 미국 정부와는 상관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아래 강력한 제재ㆍ압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개발 강행과 관련해 이렇다 할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압박 기조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몰아 붙이기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미국 내에서 최근 협상 재개론이 대두하는 것은 이런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 정부가 경직된 자세로 대북압박에만 매달리다가는 어느 날 대화의 흐름에서 소외되는 사태가 일어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각한 홍수피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까지도 외면한 정부다.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다양한 상황 변화를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유연한 자세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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