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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기자

등록 : 2017.08.29 15:59
수정 : 2017.08.29 19:42

유기동물 입양률만 높이는 게 최선인가요

등록 : 2017.08.29 15:59
수정 : 2017.08.29 19:42

[고은경의 반려배려]

반려동물등록제가 3년째 시행되고 있지만 등록비율은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카라 블로그 캡처

지난 해에만 버려진 유기동물 수는 8만 9,732마리. 2015년보다도 7,650마리 늘어난 숫자다.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요즘, 반려동물 증가만큼 유기동물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유기동물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는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사업 지원, 동물 등록 확대 등 다른 동물 복지 문제들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꼽혔다.

대통령 선거 기간 내세웠던 공약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단 100대 국정과제에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가 포함되어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18년 예산안’에 따르면 유기·유실동물 입양 비용 지원 예산으로 7억5,600만원을 신규 책정하고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센터에서 동물을 입양할 경우 질병 진단키트, 예방 접종비, 중성화 수술비 등 최대 20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국회 예산 통과 절차가 남아있기도 하지만 위의 방안만으로 유기동물 입양을 활성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전염병 진단비 지원의 경우 유기동물을 입양하려는 이들이 실제 입양을 고려할 때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또 유기동물의 건강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예방 접종비나 중성화 수술비 부담을 줄여준다고 유기견 입양이 늘어날까. 접종비나 중성화 수술 비용이 부담되어 입양을 주저하는 이들이라면 오히려 반려동물을 키울 때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유기동물 입양자를 대상으로 한 접종비, 수술비용 지원보다 급한 정책은 반려동물이 유기동물이 되는 걸 줄이고, 유기동물의 입양 후 관리를 하는 것부터가 아닐까.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입구에 있는 서울시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유기 동물들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금은 지자체 보호소에 있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데 별다른 조건이 없다. 지역별로 한번에 입양할 수 있는 마리 수 등만 규제할 뿐이다. 동물 등록제도 권고만 할 뿐 강제 규정이 없고, 입양 이후 관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유기동물이 또 다시 유기되는 것뿐 아니라 입양된 동물이 상업적 목적으로 판매 되는지, 학대를 당하는지 등도 확인할 수 없다.

실제 주변에 지자체 보호소에서 동물을 입양한 경우 별다른 심사 없이 동물등록을 하지 않고 데려왔으며, 입양 이후에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보호소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정부는 유실·유기동물 발생을 막기 위해 2014년부터 반려동물을 소유한 사람은 전국 시, 군, 구청에 반려동물을 등록하는 반려동물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3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등록비율은 50~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위반 시 과태료 대상이지만 적발하기도 어렵고 또 동물등록에 대한 필요성 등을 느끼지 못하는 반려인들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기동물 입양률을 높이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입양간 유기동물의 재유기를 막고, 입양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입양률이 높아도 유기동물 문제 해결은 요원할 것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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