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 "우리는 한몸" 靑 홍보 기능 부족 지적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7일 오찬회동은 사뭇 비장했다. 박 대통령은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등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수 차례 표명했고, 새누리당 지도부는 ‘결사옹위’의 의지를 다졌다.
박 대통령은 회동 첫머리에 새해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를 거론하며 사의를 표한 뒤 곧바로 ‘정윤회 문건’ 파문을 주제로 잡았다. 박 대통령은 해당 문건을 ‘찌라시’로 못박은 뒤 “터무니없는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여당에서 중심을 잘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오찬 도중 정윤회씨와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갈등설에 대해 정색하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오래 전에 곁을 떠난 사람과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는 사람이 갈등을 빚고 국정 전횡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그런 일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실세는 진돗개”라는 취지의 농담으로 비선 실세 의혹을 되받아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소회를 격정적인 어조로 쏟아냈다. 그는 “겁나는 일이나 두려운 게 없기 때문에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오로지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나라를 잘 만들어보겠다는 것 외에 인적인 삶의 목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모두 언젠가는 세상을 떠야 되는데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일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제 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고 여러분도 저의 진심을 믿고 한마음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의지를 다졌다. 김무성 대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한 몸”이라고 강조했고, 오찬 도중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폭로’를 의식한 듯 청와대 홍보기능의 부족을 지적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한 현안이 많지만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집권여당의 책임감을 발휘한다면 능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흔들림 없이 강인하게 밀고 나가시라”며 “국가와 민족 번영,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목숨이라도 바칠 각오로 함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동에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결특위 소속 의원 등 60여명이 참석해 1시간 50여분간 진행됐다. 한 참석자는 “박 대통령이 문건 파문과 관련해 답답함과 서운함과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내는 자리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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