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즈 후 등재, 기업식 성과평가 공직에 접목 기대
삼성그룹에서 내로라하는 인사전문가가 정부 인사책임자로 임명돼 눈길을 끈다.
18일 인사혁신처장(차관급)에 내정된 이근면(62ㆍ사진) 삼성광통신 경영고문이 그 주인공이다. 이 내정자는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코닝과 삼성종합기술원, 삼성SDS 등을 거치며 30여년 간 주로 인사 관리 부문에서 일했다. 이어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인사팀장과 삼성광통신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다. 그는 인사 분야 전문가로는 이례적으로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스 후즈 후’(2011년판)에 등재되기도 했다. 또 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과 한국노사관계학회 부회장, 한국기업경영학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이 내정자는 2012년 대선 직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 내정자는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자비로 ‘청년미래네트워크’란 조직도 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재계 안팎에선 이 내정자의 이번 발탁에 놀라면서도, 정부 인사에 기업식 성과평가가 접목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 내정자를 통해 치밀하고 꼼꼼한 것으로 정평 있는 삼성의 인사관리 문화가 공무원 조직에 접목되는 과정에서 큰 변화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이 내정자는 삼성그룹 내에서도 인사 업무와 관련한 아이디어 뱅크로 통했다. 그는 유연한 인사관리를 위해 기존 ‘대리-과장-차장’ 체제를 허물고 ‘선임-책임-수석’으로 이뤄진 연구원 직제를 삼성SDS 등 IT 부문 계열사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는 특히 동료나 부하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정자와 함께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부문에서 일했던 한 임원은 “신입사원들과도 수시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눌 만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많이 듣고 존중했다”며 “본인의 의견을 이야기 할 때는 상당히 논리적이었지만 항상 겸손한 자세도 잃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면접관의 경험을 살려 입사지원자들이 꼭 알아야 할 면접 노하우를 담은 ‘면접의 키포인트 55’(2009년)란 도서도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책에서 “입사지원자들이 학벌이나 토익 점수 등의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다 보니, 정작 면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스펙보다는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개발하는데 노력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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