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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출범 때부터 풍문… 박지만·정윤회 권력 암투 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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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출범 때부터 풍문… 박지만·정윤회 권력 암투 2R?

입력
2014.12.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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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EG 회장과 가까운 사이 "박 라인 견체 차원" 설 나돌아

올 3월 박 회장 미행 의혹에 정윤회 뒷조사로 반격 추측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정권의 비선실세라는 의혹을 받은 정윤회씨가 권력투쟁을 벌인다는 소문이 여러 차례 돌았다. 실체가 확인된 적도 없고 당사자들이 강력 부인했음에도 여러 풍문이 끊이지 않았다. 세계일보가 28일 정씨가 국정 운영 전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의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명의의 문건을 보도하면서 두 사람 간 권력투쟁 설이 또 다시 불거졌다. 박 회장 측이 전직 청와대 행정관인 박 경정에게 정씨 견제를 위한 뒷조사를 시켰고, 그 과정에서 해당 문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항설의 골자이다. 문건의 신빙성과 상관 없이 문건 작성과 유출 배경에 두 사람 간 권력 암투가 있다는 의혹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박지만과 박 경정의 관계는

문건을 둘러싼 권력 암투설은 박 경정이 박 회장과 가깝다는 추측에서 출발한다. 정치권 일각에는 정권 초부터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하다 올 2월 경찰로 원대 복귀한 박 경정이 박 회장의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설이 파다하다. 박 회장과 박 경정 사이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장비서관이 있다. 박 회장과 조 전 비서관은 1994년 박 회장의 마약 투약 사건 수사 당시 피의자와 담당 검사로 인연을 맺은 뒤 가까워졌다고 알려져 있다.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은 모두 대구 출신으로, 1년 가까이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함께 일했다.

박 경정은 대기발령 형태로 인사 조치돼 올 2월 경찰로 돌아갔다. 조 비서관도 4월 교체됐다. 조 비서관 인사에 대한 당시 청와대의 공식 설명은 "조 비서관이 다른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 모두 1년 남짓 만에 두 달 간격으로 청와대를 나간 것을 두고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잇단 보안 자료 유출에 대한 징계 차원의 교체", "박지만 라인 견제 차원의 인사" 등 여러 설이 난무했을 뿐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루머 수준으로 떠돌던 권력 암투설이 이번 청와대 문건 공개로 또 다시 주목 받는 형국이 됐다.

박지만, 정윤회에 반격?

박 회장과 정씨의 갈등 설은 올 3월 주간지 시사저널이 정씨 측이 박 회장을 미행했다고 보도하면서 오르내린 바 있다. 시사저널은 "미행 사실을 알게 된 박 회장이 이를 조 비서관에게 알렸고, 이에 조 비서관이 박 경정에게 미행 배후인 정씨를 내사할 것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정씨는 시사저널 측에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등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시사저널의 보도와 세계일보가 최근 공개한 청와대 문건이 맞물리면서 "미행 시도에 격분한 박지만 라인이 반격 차원에서 정씨를 광범위하게 뒷조사하는 과정에서 문건이 작성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만들어졌다. 해당 문건에서 정씨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낙마시키기 위해 여론 조작을 지시하는 국정을 농단하는 부정적 인물로 묘사돼 있다. 문건에 정씨를 음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올 10월 박 회장의 고교 동창인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2년 임기를 못 채우고 경질됐을 때도 정씨가 개입했다는 소문이 도는 등 두 사람의 갈등 설은 차곡차곡 쌓인 터였다.

권력 암투설 배경은…불통 문제

박 회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과 달리 국정 운영에서 철저하게 배제돼 있다. 정권 출범 초에는 군 인사에 입김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지만, 별다른 실권이 없다고 보는 것이 여권의 지배적 시각이다. 박 대통령의 측근들은 "박 대통령이 박 회장을 비롯한 친인척들과 일절 접촉을 끊은 채 국정에 개입할 빌미를 전혀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 측이 자신의 손발이 묶인 것에 불만을 품고 있고 그 배후로 정씨 측을 지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양측 갈등 설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정씨와 이재만ㆍ정호성ㆍ안봉근 등 청와대 비서관 3인방이 밀착해 박 회장과 견제 구도를 형성한다는 시나리오이지만, 확인된 사실은 없다. 정씨는 청와대 3인방 모두 "서로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폐쇄적 국정 운영 스타일이 이 같은 권력 투쟁설을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 대통령의 측근들 사이에서조차 "박 대통령이 도대체 누구의 조언을 받는 것이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정운영과 인사 등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고 의사 결정 과정이 꽁꽁 숨겨져 있다 보니 실체도 없는 설들이 난무하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비서실장'으로 불려온 정윤회씨(왼쪽사진 ·한겨레신문 제공)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비서실장'으로 불려온 정윤회씨(왼쪽사진 ·한겨레신문 제공)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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