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하고 참신하다. 묘한 균형감까지 감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발표한 새 정부 첫 경제팀 인선에 대한 느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다. 아울러 청와대에서 경제ㆍ사회정책 조율을 총괄할 정책실장에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대통령이 의장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엔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경제팀은 앞서 지명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를 포함해 큰 틀이 완성됐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장 교수의 전격 기용이다. 장 교수는 김 공정위원장 후보와 함께 오랫동안 우리 경제의 양대 현안인 양극화와 재벌문제를 천착한 학자이자 시민운동가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캠프에서 활동했으나 문 대통령의 낙점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김 공정위원장 후보 지명에 이어, 장 교수를 청와대 정책실장에 기용함으로써 집권 초기 양극화 완화와 재벌 개혁 등 공정경제질서 구축에 정책적 승부수를 두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 셈이다.
장 정책실장과 김 공정위원장 후보 등이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시대적 아젠다를 새 정부에 이식시킬 견인차라면, 김동연 부총리 후보는 변화 속에서도 경제회복, 구조조정, 재정개혁 등 전통적 정책과제를 뚝심 있고 안정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로 꼽힌다. 무엇보다 재정, 금융, 정책 등을 두루 경험한 정통 관료 출신으로서 그 동안 적잖이 흐트러진 경제 부처와 관료들의 응집력과 기강을 복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후보자 개인적으로는 끝내 부처 장관에 오르지 못한 출중한 ‘흙수저’로서 크게 도약해 대임을 맡게 된 점도 다수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다.
‘인사가 만사’라는 오랜 금언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문 대통령의 경제팀 인선이지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없지는 않다. 요컨대 경제민주화든, 소득주도성장론이든 글로벌 경제상황을 외면한 일국경제 차원의 닫힌 사고와 정책으로는 문제를 풀기는커녕 부작용만 키우기 십상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양극화 해소와 재벌 개혁에 매달리더라도, 반드시 산업(기업) 발전과 우리 경제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성장 정책과의 유연한 조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적 보수 경제학자인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지명자의 적극적 역할이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통찰과 결단이 전제돼야 ‘김동연 경제부총리-장하성 정책실장-김상조 공정위원장’ 팀의 시너지가 극대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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