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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본능은 멈추지 않는다…'F1 공백' 딛고 모터스포츠 메카로 재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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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본능은 멈추지 않는다…'F1 공백' 딛고 모터스포츠 메카로 재질주

입력
2016.07.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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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80여일 가동 등 활로 모색 안간힘

주말 동호인ㆍ평일 자동차 회사 등 임대

국내 유일 1등급 서킷… 아시아권 자동차대회 개최

신차 테스트 및 비교 시승장 역할 톡톡

고성능자동차ㆍ부품 테스트장으로 거듭나

국내 유일한 1등급 서킷을 갖춘 전남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F1경주장)이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산업의 요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리한 F1경주장 건설과 대회유치 등으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해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 실패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모터스포츠 인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지면서 연간 운영흑자를 내는 등 활로찾기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그림 1 /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조성된 F1경주장 전경. 전남도 제공/2016-07-28(한국일보)
그림 1 /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조성된 F1경주장 전경. 전남도 제공/2016-07-28(한국일보)

지난 22일 오전 11시 전남 영암군 삼호읍 F1경주장. 초고가의 슈퍼카가 지축을 울리는 굉음을 내며 달려야 할 서킷에 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인 신차의 테스트 주행이 한창이었다. 차량의 앞과 뒤를 검은 천으로 가린 신차는 하루 종일 F1 서킷을 숨가쁘게 돌고 있었다. F1 서킷이 국내에서 개발된 신형 자동차의 테스트 베드(시험 주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3년 대회 이후 영암 F1경주장은 연간 300일에 육박하는 날을 각종 모터스포츠 행사와 스피드축제 개최, 국내외 자동차와 타이어 회사의 신제품 테스트 주행, 신차 비교시승장, 고성능차량부품테스트 주행 등에 사용되면서 국내 모터스포츠산업의 산실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유일한 1등급 서킷을 갖춘 영암 F1경주장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은 2010년 F1대회를 개최하기 하기 위해 축구장 170배에 달하는 179만㎡ 규모의 경주장과 관람객 12만명 수용 규모로 지어졌다. 전세계 32개뿐인 1등급 서킷 중 국내 유일한 곳으로 F1대회뿐만 아니라 F3, GT 등 모든 자동차 경주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안전시설을 갖췄다. 5.6㎞에 달하는 F1경주장은 부대시설로 일반이 탈 수 있는 카트경기장과 오프로드 경기장, 오토캠핑장, 야구장 등이 있다.

순수 설립목적으로 운영흑자 기록

수많은 국내 대형 공공체육시설들이 국제행사가 끝난 뒤 사후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대형 스포츠 시설들이 대회 개최 후 대형 할인점 임대 등으로 수입을 내는 정도가 고작이다.

반면 F1경주장은 활용도는 매우 높다. F1경주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순수 설립목적으로 운영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행사와 임대만으로 수익을 낸다는 의미다.

2011년 경주장 임대를 시작한 후 4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주말과 휴일에는 각종 국제대회와 동호인 경주대회가 열리고 주중에는 국내 자동차 회사와 타이어 회사 등에 임대해 연간 280일 정도 가동되고 있다. 주말 예약의 경우 1년 전에나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는 국제행사 및 국내 동호인 대회가 25개 개최되고 신차 테스트 주행과 비교시승, 자동차부품테스트 등에 따른 임대소득으로 4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첫해 106일 임대되었던 것이 매년 늘어나 2013년 244일, 2014년 266일, 지난해 275일을 기록했다. 임대수익도 2014년 32억5,600만원에서 2015년 36억5,500만원으로 늘었다.

그림 2 / 이달 초 영암 F1경주장에서 열린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에 참가한 차량들이 중앙관람석 앞에 모여 있다. 전남도 제공/2016-07-28(한국일보)
그림 2 / 이달 초 영암 F1경주장에서 열린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에 참가한 차량들이 중앙관람석 앞에 모여 있다. 전남도 제공/2016-07-28(한국일보)

국제대회 유치ㆍ모터스포츠 축제 개최로 활로 모색

전남도와 전남개발공사 등은 영암 F1경주장의 활로를 찾기 위해 국제행사 유치와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 및 축제 개최, 튜닝산업 육성, 슈퍼카 차고지 유치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10년부터 4차례 개최됐던 F1대회 이후 2014년 F1공백기를 맞아 첫 국제대회로 유치한 아시아스피드축제(AFOSㆍAsia Festival Of Speed)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5월에 열린 올해 대회에는 16여대 100억원 규모의 슈퍼카를 비롯해 120대 차량과 2,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여 치열한 기량을 겨루었다. 이 대회는 국내 공중파 TV를 비롯해 Fox Sports TV를 통해 아시아 전역에 중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8일부터 3일간 개최된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에는 3개국에서 170여대의 차량이 참가해 아시아문화의 교류의 장이 됐다. 서킷을 중심으로 유명 가수 공연과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국내 모터스포츠를 해외에 알리고 대중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

국내 유일한 ‘챔피언쉽’ 대회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와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통해 소개되면서 인기가 높아진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등 프로 대회와 더불어 국내 최대 아마추어 레이싱 경기인 넥센타이어 스피드 레이싱과 핸즈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코리아 수퍼바이크 등 다양한 대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를 총 결산하는 ‘대한민국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이 주목된다. 이 행사에는 자동차 레이싱 뿐만 아니라 카트, 모터사이클, 드래그레이스, 드리프트, 포뮬러, 코지, 오프로드 등 다양한 종목에 600여대의 차량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나라만의 색채를 띤 축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지난 5월 개최한 ‘모터&레저스포츠 한마당’에는 8만5,000여명의 관객이 몰려와 국내 모터스포츠의 성장과 함께 F1경주장이 새로운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1경주장 듀얼서킷 조성ㆍ슈퍼카 차고지 유치

전남도는 F1경주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전체 5.6㎞ 서킷을 3㎞ 구간의 상설서킷과 3.3㎞구간의 제2서킷으로 분리하는 ‘듀얼 서킷’공사를 2018년까지 마칠 계획이다. 이는 연간 임대 일정 중 약 60%가 현재 개설된 상설서킷에서 운영되고 있어 나머지 구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제2서킷은 최고 시속 320㎞로 달릴 수 있는 1.2㎞ 직선 구간과 메인스탠드가 있다. 듀얼 서킷 공사가 끝나 연간 110일을 임대할 경우 12억원의 추가 소득이 예상된다. 상설서킷은 일반 모터스포츠 대회 위주로, 제2서킷은 자동차 기술개발 테스트나 동호인 대회에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도는 1만6,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앙관람석 하부 공간을 슈퍼카 차고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3,318㎡ 면적에 차량 가격이 수억원에 달하는 슈퍼카 주자장을 유치해 슈퍼카 전시와 판매, 렌탈, 체험 등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일반인과 아마추어 동호인을 대상으로 드라이빙스쿨을 진행할 경우 국제1등급 서킷에서 슈퍼카를 체험할 수 있어 경주장 활성화 및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주장 오토주변에 캠핑장과 카트장, 야구장 등 부대시설이 있고 여기에 내년 말까지 다목적구장 등 체육시설과 어린이 놀이시설 등을 조성해 관람객과 지역민들에게 휴식과 생활체육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F1경주장 운영을 맡고 있는 전남개발공사 KIC(Korea internation circuit)사업소 윤현주 총괄팀장은 “F1경주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이를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전제한 뒤 “최근 국내 모터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해 각종 대회 유치와 기업 임대로 재도약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32개 밖에 없는 국제공인 1급 서킷을 가진 영암F1경주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대기업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장기적으로 분위기가 조성되면 F1대회를 다시 유치하는 것이 목표”고 포부를 밝혔다.

영암=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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