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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행동’ 나선 안철수 박원순, 문재인은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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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행동’ 나선 안철수 박원순, 문재인은 신중

입력
2016.11.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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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 걸고 ‘아름다운 양보’ 이후 5년 만에 독대

“위기 가중” 거국중립내각 반대, 대통령 즉각 하야 주장

비상시국 논의할 협의체 구성, 12일 촛불집회 동참키로

문재인 “개인 자격으로는 함께 하고 싶지만… ” 참석 유보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ㆍ박원순 행동파 VS 문재인 신중파’

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국 수습책을 두고 야권 대선주자들의 대응 간극이 더욱 벌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는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나란히 참석하기로 9일 의기투합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개인 문재인은 함께 하고 싶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여전히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5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갖고 정국 수습의 첫 번째 단추는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또 장외투쟁 참여와 여야를 넘나든 초당적 비상시국 회의체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안 전 대표의 촛불집회 참석은 처음이다.

두 사람의 단독 회동은 2011년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이 50%에 이르던 안 전 대표가 지지율 5%대에 불과했던 박 시장을 위해 시장직 출마를 고사한 이른바 ‘아름다운 양보’ 이후 5년 만이다.

한때 안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 이후 관계가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았지만, 이날 회동은 두 사람의 정치적 연대를 복원시켜준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일각에선 초당적 비상시국 회의체가 정계개편의 고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문 전 대표가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는 책임총리 및 거국중립내각에 대해 두 사람 공히“위기 모면용 꼼수로 더 큰 위기를 불러올 것이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또 하야 이후 헌법에 따라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사실상 조기대선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지만, 안 전 대표와 박 시장 공히 “상황 수습이 먼저다”,“정파적 고려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정치적 해법을 강조한 채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참여연대에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문재인 뭐하고 있느냐. 촛불집회 나와 앞장서라’는 얘기들을 많이 듣고 있다”며 “개인 문재인은 함께 하고 싶지만, 정치인 문재인으로서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이 집회에 결합하게 되면 진영 논리에 갇혀 정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욕을 먹더라도 천천히 가야 한다는 게 현재 스탠스다”라고 말했다. 다만 문 전 대표도 “박 대통령이 국민들의 하야 요구를 쉽게 받아 들일 리 만무하다. 대통령을 하야시키는 건 아주 길고 긴 어려운 투쟁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조만간‘중대결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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