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이르면 2018년 시행
입학 전형 때 추첨만으로 선발
학교마다 성적 고르게 학생 배정 등
서열화 해소 위해 전면 개편 검토
서울시교육청이 특목고와 자사고의 학생 우선선발권을 폐지하고, 일반고에는 신입생들의 성적분포를 고르게 배정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고교선발체제 전면 개편을 검토한다. 특목고-자사고-일반고 서열화를 심화시키는 현행 전ㆍ후기 선발체제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조희연 교육감의 일반고 정상화 드라이브가 본격화한다. 개편될 선발제도의 시행 시기는 2018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학 법학과 교수팀이 시교육청에 제출한 ‘초ㆍ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학체제 개편방안 연구’보고서는 “특목고 자사고 국제고 특성화고를 전기로, 일반고를 후기로 선발하는 현행 방식은 전기고가 우수 인재를 싹쓸이하고 후기고인 일반고가 황폐화되는 현상으로 귀결되고 있다”며 “입학 전형 시기를 조정하고 전기고 학생 선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김경근 고려대 교수팀이 제출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이어 두 번째로, 공히 특목고ㆍ자사고와 일반고가 동시에 학생을 선발토록 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임 교수팀은 고교 3단계 배정안을 제안했다. 직업 교육을 전제로 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에만 학생 선발 우선권(1단계)을 부여하고,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는 동시 전형(2단계)을 실시한 뒤 미달 인원을 충원하는 3단계 방식이다. 보고서는 “학교 특성을 살리면서도 학교 간 차별을 없애고 고교 평준화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 교수팀의 연구 보고서와 같은 결론이어서 시교육청이 향후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전ㆍ후기 입학 고교 체제 개편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특목고 자사고 등의 입학 전형 시 면접이나 서류전형 없이 추첨만으로 선발하는 대안도 제안했다. 현재 이들 학교는 교육감 승인을 받아 면접이나 중학교 영어과목 내신 성적 등을 활용해 우수 학생들을 일반고보다 앞서 선발할 수 있었다. 보고서는 “성적으로 줄 세워 선발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평등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개선안”이라고 덧붙였다.
일반고간 편차를 줄일 수 있는 성적균형배정제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성적균형배정제는 조희연 교육감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특정 일반고에 우수 학생들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학교마다 신입생 성적이 고르게 분포되도록 하기 위해 일반고 지원 학생들의 중학교 주요 과목 성적을 5개 등급으로 나눠 등급 당 10%씩 배정, 정원의 50%를 성적균형배정제로 채우자는 내용이다. 나머지는 기존의 학교선택제를 통해 배정한다.
시교육청은 정책 용역 결과물들의 결론을 바탕으로 특목고 자사고 등의 우선선발권을 폐지하고 성적 위주의 선발전형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조희연 교육감이 강조해 온 ‘일반고 살리기’ 정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으로 당선된 2014년 12월 학교 간 서열화 철폐를 골자로 한 ‘일반고 전성시대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2015년도를 고교 체제 개편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장 2017학년도 도입은 어려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연구 결과물을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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