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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내 난카이 해저협곡서 대지진”… 145만 가구 피난대책 세우는 日

입력
2017.03.1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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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현 쓰루가만 인근

규모 8~9 지진 확률 70%

쓰나미 피해 최소화 등 고민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밀어닥친 쓰나미가 미야코시 헤이가와만의 방파제 위로 무섭게 밀려들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밀어닥친 쓰나미가 미야코시 헤이가와만의 방파제 위로 무섭게 밀려들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일본인들이 상상하는 최악의 지진은 다름 아닌 최대 사망자 32만명, 경제피해 220조엔이 예상되는 ‘난카이(南海) 트로프(해저협곡)’ 거대 지진이다. 도쿄와 나고야(名古屋) 사이에 있는 시즈오카(靜岡)현 쓰루가만에서 규슈(九州) 동쪽 연안 사이에 위치한 깊이 4,000m 해저 봉우리와 협곡지대를 부르는 난카이 트로프에선 30년내 규모 8~9급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70%에 이른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대재앙이 언젠가 닥칠 것이란 걱정을 짊어진 채 하루하루를 맞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마주할 초대형 지진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일단 쓰나미(지진해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맞춰 대책을 고민 중이지만, 뒤이어 닥칠 도시기능 마비 상황에 대한 관리도 무시 못 할 걱정거리이다. 이와 관련 도쿄대ㆍ나고야대팀이 문부과학성 위탁연구 결과를 지난주 발표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난카이에서 규모 9.0의 지진이 닥칠 경우 최대 145만6,000가구가 먼지역으로 떠나야 하는 ‘광역피난민’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인근지역을 포함해도 33만가구가 피난에 나선 2011년 도호쿠(東北)대지진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쓰나미는 보통 닥쳐오기까지 25분 간의 여유가 있지만 난카이 대지진은 발생하면 약 5분 만에 10m 높이의 쓰나미가 시즈오카현 등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히로이 유우 도쿄대 교수(도시방재)는 정부측 피해예상과 총무성의 주택토지 통계, 피난행동에 대한 주민설문을 바탕으로 피해 가구수와 활용가능한 임대주택수 등을 산출해 냈다. 피해 가구는 총 282만 가구에 달하며 친척이나 지인의 주택에 의지할 경우를 제외한 주택수요만 232만호다. 가설주택을 동원해도 5만호밖에 수용할 수 없으며, 각 지자체가 임대주택을 마련하더라도 도시지역에 한정돼 145만가구가 넘게 현 단위를 넘는 광역 피난을 강요 받게 된다. 이들은 고향을 멀리 등지고 제2의 터전을 잡아야 하는 셈이다.

난카이 지진으로 쓰나미가 닥칠 해안지역 246개 시구정촌(市區町村ㆍ기초자치단체)에선 가구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인구가 늘어나는 곳도 있다.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나 기후(岐阜)현 기타가타(北方)촌은 가구수가 기존보다 20% 가까이 불어나는 것으로 지목됐다. 재난상황이 임대주택의 보유 여건 등 다양한 이유로 광역단위의 인구이동을 초래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소도시의 빈집들을 재난시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고, 쓰나미를 대비해 언덕지역에 도시기능을 재배치하는 사업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시방재 전문가들은 “재해에 강한 도시를 만들려면 엄청난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난민유입 지자체가 새 직장과 일자리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지금보다 더 구체화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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