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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주변인물 얽히고설킨 지연·학연… 구체적 진실은 '안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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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주변인물 얽히고설킨 지연·학연… 구체적 진실은 '안개 속'

입력
2014.12.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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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열, 안봉근 전언 토대로 작성" 안 "청와대 들어온 뒤 만난 적 없어"

김춘식 "의혹들 곧 정리될 것" 밝혀… 박동열·박 경정과 동국대 인연

박지만 회장 부부 이르면 주말 동남아 행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영상국무회의장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영상국무회의장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정윤회씨가 이른바 '십상시'들과 국정을 농단한다는 미확인 소문이 청와대 공식 문건 형태로 만들어진 과정에는 청와대 내부와 주변을 맴돈 인물들의 지연과 학연이 얽혀 있다. 권력 상층부가 베일에 꽁꽁 싸여 있는 상황에서 '정보 제공자가 누구의 동향 또는 동문'이라는 설명은 떠도는 항설에 신빙성을 더하는 측면이 크다.

정보 제공자인 박동열과 안봉근 관계는

9일 언론 보도에 따라 문건의 제보자로 알려진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과 안봉근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의 관계가 이목을 끌었다. 세계일보는 "박 전 청장이 안봉근 비서관과 수시로 만나 동향을 들었고 해당 문건이 안 비서관의 전언을 토대로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둘은 경북 경산 동향이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청와대가 찌라시라고 일축한 정씨와 십상시 모임이 실제로 존재할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안 비서관은 이날 "청와대에 들어온 뒤 단 한 번도 박 전 청장과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밝혀 자신이 정보 진원지라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 달 28일 문건 의혹이 터진 이후 입을 굳게 닫은 안 비서관이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안 비서관이 박 전 청장과의 관계나 세계일보 보도의 진위 여부에 대해 그 만큼 당당하다는 것을 내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안 비서관은 현정권 들어 구설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사적 모임을 자제하는 등 조심해 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사정 기관 주변에서는 안 비서관과 박 전 청장이 2012년 대선 전에 종종 만나던 사이였던 만큼 두 사람의 접촉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가 나왔다. 박 전 청장은 정씨 검찰 조사에서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에게 찌라시(증권가 사설 정보지) 등 여기저기서 들은 풍문을 전해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동국대 라인이 정보 유통망?

박 전 청장과 박 경정은 지연과 학연으로 연결돼 있다. 경산 출신인 박 전 청장은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대구 출신인 박 경정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박사 과정을 한 학기 다녔다. 국세청 내 정보통으로 불린 박 전 청장은 경찰 등과의 각종 정보 교류와 유통에 적극적이었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이 인연을 맺었다는 설이 있다. 박 경정은 마당발인 데다 안 비서관 등과 친분이 있는 박 전 청장의 전언이 상당히 신빙성 있다고 판단해 문건을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

박 경장은 검찰에서 "박 전 청장에게 정보를 전달한 것은 청와대 김춘식 행정관"이라고 진술했다가 8일 3자 대질 조사를 마친 뒤 말을 바꾸었다. 김 행정관은 해당 문건에서 십상시 중 한 명으로 묘사된 인물로, 역시 동국대 출신이다. 박 전 청장과 김 행정관은 대학 동문회 등에서 만나 안면이 있지만 문건 작성과는 전혀 상관 없는 만남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행정관은 9일 "의혹들이 곧 정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비서관과 김 행정관, 또는 제3의 인물이 박 전 청장의 정보원이 아닌 것으로 입증되면 박 경정이 작성한 문건의 신빙성은 근거를 잃게 될 공산이 크다. 검찰은 "세 사람을 다시 소환할 여지가 남아 있고, 필요하면 한 두 사람을 조사할 계획"이라며 "박 전 청장의 통화 내역 등 주변을 추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윤회 동향’ 문건 공개 이후 정씨와의 권력암투 설에 휘말린 박지만 EG 회장이 셋째 아이를 임신한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함께 이르면 이번 주말께 동남아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측은 초등학교 동창 등 지인 10여 명이 동행하는 휴가 여행이라 설명했으나, 정씨와의 갈등설 등 여러 의혹과 선을 그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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