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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쿠팡, 아마존 전략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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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쿠팡, 아마존 전략 통할까

입력
2018.04.15 18:2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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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5000억원대 적자

‘매출 늘리기’ 공격 경영은 지속

아마존의 직배송 성장방식 고수

온라인 판매 매출액 1위 불구

일부 “대규모 투자에 회의적”

‘한국의 아마존’이란 목표를 향해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이 올해도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015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가 3년 만에 바닥난 셈이다. 한때 소셜커머스 3총사로 불리던 위메프와 티몬이 적자 폭을 줄이며 내실을 다지는 반면, 쿠팡은 사업 초기의 미국 아마존처럼 적자와 관계없이 매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어, 그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16일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는 쿠팡은 지난해 약 3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5,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1,464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을 4년 만에 20배로 확대하면서 소셜커머스 부문 경쟁사였던 위메프, 티몬과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하지만 누적 적자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매출 규모를 급속하기 키우기 시작한 2015년 5,470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3년 연속 5,000억원대의 적자를 내며 누적적자는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그 사이 쿠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직접판매 형태인 소셜커머스 사업을 접고 지마켓, 11번가 등과 같은 오픈마켓(온라인을 통한 통신판매중개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적자 폭을 줄이며 내실을 다지는 위메프, 티몬과 달리 쿠팡은 여전히 규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 아마존의 초기 성장 전략처럼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지속해서 성장하고 고객 유입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로켓배송에 집중하며 물류센터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영업손실은 성장을 위한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로켓배송은 자정 이전 주문한 고객은 다음날 배송받도록 하는 쿠팡의 물류 시스템이다.

이 관계자는 “쿠팡이 비상장 회사여서 외부 투자 내역을 모두 밝히지 않지만 쿠팡 모회사격인 미국 법인 쿠팡엘엘씨에 기존 투자금이 많아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쿠팡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택배 회사와 계약하지 않고 직배송 방식을 택하고 있는 쿠팡은 물류 분야 투자를 늘려 나가며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마존의 성장 방식을 따르고 있다. 아마존은 창업 초기 수년간 적자 누적을 감수하면서 직매입과 저가 정책, 타사 대비 빠른 배송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했다. 쿠팡 역시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받아 매출을 올리는 판매 중개 방식보다 직접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직매입 위주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배송 시간을 단축해 고객 만족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통해 쿠팡은 오픈마켓을 포함한 온라인 판매업체들 가운데서 매출액 규모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거래액으로는 업계 1위 이베이코리아(약 15조원 추정)에 한참 못 미치는 5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9,518억원이며, 거래액이 9조원가량인 11번가도 매출이 1조원 미만이다.

쿠팡의 전략이 국내에서 통할지를 놓고 업계에선 회의적 의견이 더 많다. 아마존이 경쟁자가 많지 않았던 1990년대에 시장을 선점했던 것과 달리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좁은 국내 시장에 최근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 업체들까지 온라인쇼핑에 뛰어들고 있고 신세계와 롯데가 온라인쇼핑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마당에 쿠팡이 물류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이 통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쿠팡의 획기적 배송 서비스가 시장과 소비자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만 미국과 달리 대부분 주문 상품을 1, 2일 내에 받을 수 있는 국내 환경에서 쿠팡의 물류 부문 투자가 결정적 경쟁력으로 작용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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