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대수, 아들 병역면제 배경 설명
정우택 “청문회 취지 왜곡하는 테러”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5일 청문회장에서는 공격수로 나서야 할 의원들이 본인 의혹을 해명하는데 진땀을 빼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 후보자 아들 병역면제 의혹을 제기한 일부 야당 의원 아들도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이 급속하게 퍼지면서 해명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경대수 의원은 이날 청문회 질의에 앞서 신상발언을 요청했다. 경 의원은 "전날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많은 국민께서 저에게 수많은 문자를 보내 질타를 계속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청문회장에서 청문위원의 개인 신상을 밝히는 게 옳은 일인가 싶지만 고민 끝에 말씀 드리기로 했다"며 자신의 아들이 병역면제를 받은 배경을 설명했다.
경 의원은 "아들이 흔히 말하는 간질을 앓고 있다”며 "두 번의 신체검사를 받았고, 객관적인 자료 기록을 통해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 의원은 그러면서 "이번 일로 충격을 받은 아들이 또다시 재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사회적 인식 때문에 앞으로 결혼 등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며 "아버지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전날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 아들 병역면제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경 의원이 아들이 병역면제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 의원 아들의 군 면제 의혹도 밝혀라”는 내용의 ‘문자폭탄’이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당 강효상 의원 역시 ‘생계곤란’을 이유로 군 면제를 받은 사실을 비난하는 문자폭탄에 시달렸다.
이에 대해 주로 야당 의원들은 문자 폭탄이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소위 ‘문빠’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문자폭탄은 거의 테러수준이었다”며 “이는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고 국회 인사청문회의 근본취지를 왜곡시키는 중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도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양념발언으로 문자폭탄 두둔했던 책임도 있다”며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반면 문자폭탄이 시민들이 국회의원을 견제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의원들의 무책임한 폭로나 근거 없는 정치공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야당 청문위원들이 문자폭탄에 불만을 토로하자 “사실확인을 어느 정도는 하고 질의하는 것이 헌법기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하는 것처럼 정치적 공세와 인격 공격은 원래 청문회 취지가 아니다“고 옹호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국민들이 자기가 뽑아놓은 대표에 대해 감시하고 그 의견을 즉각 표시하는 단계까지 와 있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일면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측면이 있지만 도를 넘지는 말아야 긍정적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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