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짜리에 강제로 밥 먹인 혐의
부적절 감기약 복용 의혹도 조사
인천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모녀가 원생 8명을 학대한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가해자 처벌 강화와 신상 공개 등을 요구하는 학부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14일 오전에만 10건이 넘는 어린이집 아동 학대 관련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 글은 한 살짜리 아이를 두 다리 사이에 끼우고 밥을 강제로 먹이는 등 원생들을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는 연수구 A어린이집 원장 B(55ㆍ여)씨와 그의 딸 C(30)씨 사건이 12일 외부에 알려지면서 크게 늘었다.
12일 올라 온 ‘어린이집 아동 학대 더 이상 방치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청원에는 이날 오후 4시까지 4,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해당 청원인은 “아동 학대가 적발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고 보육교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며 “아동 학대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게 해달라”고 적었다.
13일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가까운 가족이 함께 근무하지 못하게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엄마가 원장, 딸이 교사인 이번 사건처럼 가족 운영은 학대 사건을 은폐하고 어처구니 없이 심화시키는 주요인이 된다”라며 “사립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교사들이 공무원은 아니지만 가족 운영이 부조리를 만드는 소지가 큰 만큼 가족을 고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12~14일에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공동공간 등에 한해 의무적으로 학부모에게 공개해야 한다거나 아동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아동학대가 발생한 보육기관 이름 공개 등을 요청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B씨 모녀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달 27, 28일 A어린이집에서 D(1)군에게 2차례 강제로 밥을 먹이는 등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도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1, 2세 아이를 때리거나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 등이 만 2세 미만에게는 먹여서는 안 되는 감기약을 상습적으로 먹였다는 의혹도 조사를 하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 관계자는 “두달치 어린이집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라며 “관련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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