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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민 결국 무도 하차… 대중 눈엔 스타도 공인

입력
2015.04.1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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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사과를 했다. 여론은 싸늘했다. 개그맨 장동민이 지난해 유세윤 유상무 등과 함께 진행한 라디오 팟캐스트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장동민은 결국 14일 ‘무한도전 자진 하차’를 밝혔다.

장동민은 지난해 팟캐스트에서 “여자들은 멍청해서 머리가 남자한테 안 된다”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 “X 같은 X” 등 차마 옮기기도 힘든 말들을 방송에 대고 여과 없이 풀어냈다. 군대에서 신참 폭행을 암시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상대적으로 수위 높은 발언이 용인되는 인터넷 방송이었음에도 당시 장동민의 발언이 문제가 돼 방송이 잠정 중단됐었다.

논란이 재점화된 건 장동민이 MBC ‘무한도전’의 식스맨으로 최종 낙점됐다는 설이 돌면서부터다. ‘무한도전’은 시청률과 상관없이 예능으로 10년의 업적을 쌓은 전무후무한 프로그램이다. ‘국민 프로그램’의 여섯번째 고정 멤버 선발에서 그만 네티즌의 후보 검증(?)에 걸린 것이다.

“장동민이 박명수에 버금 갈 독설의 캐릭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거나, “이런 식의 검증이라면 통과할 사람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한도전’에서 장동민이 기획한 ‘전설의 주먹’을 잔뜩 기대했던 시청자들과 제작진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이미 촬영한 분량을 통편집해 들어낼 가능성도 있다.

만약 장동민이 독설을 퍼부은 대상이 여성이나 군복무 시절 부하가 아닌 강자였다면 상황은 달랐을지 모른다. 그의 풍자와 독설을 웃으며 반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약자에 대한 공격은 무심히 넘어가지 않았다. 영화제작자 심재명씨는 “여성을 모욕하고 비하하고 혐오하는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예능인들, 반드시 퇴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끔찍하다”고 말했다.

욕설 논란의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이태임-예원, 최근 콘서트에서 여성 관객에게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과를 한 유희열 등을 보면 대중은 이들을 그저 연예인으로 보지 않는다. 공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니어도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특별한 대우를 받는 ‘공인’으로서 타의 모범이 돼달라는 바람이 있는 것이다.

최근 방송가에 연기가 아닌 평소의 생각과 태도를 드러내는 토크쇼나 관찰 예능이 많아지면서 더더욱 연예인은 거짓을 논하기 어렵다. 그랬다가는 더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게 뻔하다. 한국인보다 더 보수적인 가치관을 보여줘 인기를 얻었던 외국인 에네스 카야는 기혼자인데도 총각행세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터키로 돌아갔고, ‘독설의 대가’ 김구라 역시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한 막말 파문으로 2년 가까이 자숙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인터넷이나 SNS 등으로 연예인들의 신비주의가 사라진 지금 본연의 모습을 원하고 좋아하는 대중이 많다. 그래야 스타도 될 수 있다. 거짓으로 포장된 캐릭터를 좋아하던 시대는 끝난 것이다.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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