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도중 분신한 최현열(80)씨가 21일 끝내 사망했다.
분신 당시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은 최씨는 서울 한림대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지만 9일만에 숨을 거뒀다. 허준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과장은 “최씨가 14일 1차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이틀 뒤부터 패혈증에 빠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급성신부전증 등의 쇼크로 21일 오전 숨졌다”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최씨는 병원을 찾은 사건 당일 전신 56%에 화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화상 부위 중 40% 이상이 피부 전층이 손상된 3도 화상이었다. 허 과장은 “환자가 고령인데다 내원 당시 흡입화상까지 입어 사망 가능성이 높았다”며 “또 결핵을 심하게 앓았던 병력이 보였고 폐도 많이 손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2012년부터 민간단체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후원회원으로 활동해왔으며, 매달 한두 차례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그의 부친은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에 투신했으나 사회주의운동 경력이 문제가 돼 독립유공자 서훈에서 탈락했다. 이국언 시민모임 상임대표는 “유족들과 상의해 빈소는 광주의 한 장례식장으로 결정했다”며 “민주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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