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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에 지구촌 갈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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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에 지구촌 갈라진다

입력
2016.06.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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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사분오열… 연방 해체 움직임

슬로바키아도 “EU 탈퇴” 가세

美선 텍사스 등 주 독립 요구까지

분열ㆍ혼돈 양상 전 세계로 확산

탈세계화ㆍ신고립주의에 힘 실려

“서구 질서,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

24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에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국민투표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24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에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국민투표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여파로 국제사회는 분열과 혼돈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영국 사회를 둘로 갈라 놓았던 브렉시트 찬반 여론은 국민투표 이후 더욱 확산돼 영연방 해체 위기로 치닫고 있으며 EU탈퇴 도미노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유럽공동체의 구심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브렉시트가 당긴 탈세계화, 신고립주의의 방아쇠는 1990년대 이후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ㆍ세계화)’으로 향하던 국제질서마저 붕괴시키며 대혼돈을 향해 질주하는 양상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브렉시트의 충격파로 영국은 사분오열되고 있다. 수도 런던, 스코틀랜드 등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높았던 지역 주민들이 재투표 요청 대열에 합류하면서다. 특히 스코틀랜드는 영국 연방으로부터 독립한 후 EU에 재가입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해 영연방 해체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스코틀랜드와 런던이 공통된 목표를 갖게 됐다”고 말하며 영국 연방으로부터 분리를 다짐했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일각이 무너진 EU는 탈퇴 도미노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내달 1일부터 EU순회 의장국을 맡는 슬로바키아의 극우정당 슬로바키아국민당은 이날 네덜란드와 프랑스에 이어 EU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시행을 약속했다. EU 핵심국이 된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포스트 브렉시트’ 대응을 논의하고 있지만 원심력이 강해진 유럽공동체 체질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덴마크와 체코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분리와 분열의 열풍은 미국 사회로도 번지고 있다. AP통신과 시사주간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를 계기로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 등 넓은 면적과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미국의 주들에서 잇달아 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여파는 예견됐던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브렉시트의 배경으로 저성장으로 인한 전통적인 자유경제의 신뢰도 하락, 서구에서 급부상하는 포퓰리즘, 중동의 국경 붕괴와 종파주의 부상,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 주의, 급증하는 난민유입, 전 세계 중산층의 붕괴 등의 요인을 꼽으며 “서구의 질서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은 영미와 유럽 공동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세계화 흐름에 제동을 걸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영국인들이 현상유지를 거부함으로써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세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영국의 브렉시트가 세계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전 유럽을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었던 민족주의를 격화시키는 등 국제사회의 안정적 질서를 위협하는 한편, 분노와 불만을 자양분으로 몸집을 키운 포퓰리즘을 강화할 뿐이라는 비판적 지적도 없지 않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런던=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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