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8월 ‘중국 패션쇼’ 계절학기
확정 명단에 없었는데 수업 참여
정씨 “돈도 실력” SNS 글 논란
이화여대가 지난 8월 중국 패션쇼를 실시한 계절학기 수업과정에서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19일 당시‘글로벌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 따르면 이 수업은 일반 수강신청과 달리 ‘사전수강신청’을 한 학생에 한해 본 수강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정씨는 사전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수업을 들었고 2학점까지 딴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수업은 중국 구이저우(貴州)성과 패션쇼 협약 문제로 공식 계절학기 수강신청일(5월 24일)보다 늦게 강의가 확정됐다. 졸업패션쇼를 담당하는 졸업준비위원장 학생은 같은 달 28일 의류학과 전공ㆍ복수전공자 중 패션쇼 준비 학생들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사전수강신청 안내를 통보했다.
사전수강신청은 수강을 원하는 학생이 미리 학과에 신청하고 선발된 경우 신청 자격을 주는 제도다. 당시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외부 초청 프로그램이고 학교 지원금 70만원이 나와 사전 신청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신청자 대부분은 이미 졸업패션쇼를 준비 중인 학생들이었다.
같은 달 30일 최종 결정된 학생은 21명. 당시 확정 명단에 정씨 이름은 없었다. 학과 측은 여러 차례 학생들에게 문자를 보내 ‘사전수강신청을 한 학생에 한해서만 수강신청이 가능하다’고 공지했고, 수강신청 날짜(6월 20일)까지 지정했다. 명단을 공지했던 A씨는 “수강신청 때까지 정씨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 처리는 이인성 의류학과 교수가 지정한 ‘12학번 학생대표’가 도맡아 6월 22일 각종 공지를 위한 단체대화방이 만들어졌다. 정씨는 이틀 뒤인 24일 학생대표의 초대로 갑자기 대화방에 등장했다. 그는 유일한 체육과학부 학생이었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낯선 이름이 갑자기 들어와 조교나 인솔자라고 생각했다”며 “사전신청조차 지원자가 많아 다들 선발이 안될까 걱정했는데 정씨는 수강신청 때부터 특혜를 받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해명 요구 문의에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정씨가 2014년 12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돈도 실력이다. 능력이 없으면 부모를 원망하라”는 게시물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정씨가 체육특기자로 합격해 특혜 의혹이 불거진 무렵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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