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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부터 블록체인까지…4차 산업혁명과 만난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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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부터 블록체인까지…4차 산업혁명과 만난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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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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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이제 전 세계 경제ㆍ사회 전반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같은 디지털 기술은 ‘보수적’인 금융권의 지형까지 크게 바꿔놓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4차 산업혁명이 ‘위기’가 될 것이란 우려도 없잖다. 지난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이 23개 직종의 직장인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4.7%가 AI 등 4차 산업혁명에 의해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금융ㆍ보험 관련직종에서는 응답자가 전체 평균의 2배에(81.8%)에 달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올 초 금융권 수장들이 신년사에서 한 목소리로 ‘디지털 금융’을 가장 큰 경영화두로 내세운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디지털금융 역량이 향후 금융권의 경쟁 구도를 판가름할 것으로 여겨지면서 유전자(DNA)까지 디지털화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쳐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은행 보험 카드사 등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각 금융권이 앞다퉈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방증 중 하나는 디지털 컨트롤타워의 등장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시너지추진부에 ‘디지털전략팀’을 만들고 올해 이를 디지털전략부로 격상시켰다. 여기에 미래채널그룹에 ‘애자일(Agileㆍ기민한) 스쿼드’ 부서를 운영하며 핀테크 인력을 키우고 있다. 신한금융도 그룹 차원의 디지털혁신연구소 ‘신한디지털 캠퍼스’를 출범시키고 각 그룹사에 디지털 금융최고책임자(CDO)를 신설했다. 최근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디지털 전략과 신사업을 전담하는 디지털전략부를 신설하고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생체인증 등 외부 전문인력을 별도 채용해 내ㆍ외부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미래기술로 각광받고 있지만 실생활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던 블록체인 기술도 속속 금융서비스에 도입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중앙에서 통제하는 중앙집중형 네트워크와 달리 당사자간 거래 정보를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공동으로 보관하는 분산 장부 기술이다. 자료 위ㆍ변조가 거의 불가능한데다 모든 거래를 참여자가 볼 수 있어 보안성과 투명성이 높다.

하나금융지주는 통합멤버십 포인트 ‘하나머니’를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글로벌 통합 디지털 자산 플랫폼 ‘글로벌로열티 네트워크(GLN)’를 구성했다. 하나머니를 해외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려면 각 거래에 대한 실시간 검증과 거래, 정산 등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다. GLN서비스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오라클 등 10여개 국가의 30여개 금융ㆍ유통업체가 회원사로 참여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글로벌 디지털 자산 플랫폼인 GNL을 통해 하나멤버스의 가치를 입증하고 참여형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미국 혁신창업기업(스타트업) 리플사의 블록체인 기술 ‘엑스커런트’를 활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리플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해외송금시 중개자 없이 은행끼리 바로 연결돼 수수료와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테스트를 마무리했다”며 “빠르면 올해 안에 리플 솔루션을 활용한 해외송금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도 인슈테크(보험+IT)를 현재 포화상태인 시장을 타개할 ‘미래 성장 원동력’으로 보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상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활용은 향후 디지털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업계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한화생명의 빅데이터 활용 성과는 이미 영업 부문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 최초로 전통적 신용평가 모형과 빅데이터 신용평가 모형을 결합해 신용등급을 세분화한 중금리 대출 상품 ‘한화 스마트 신용대출’을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사한 조건의 고객들에게 보험가입, 질병 발생빈도, 노후준비, 신계약 가입현황 등의 통계정보를 제공하는 활동관리 프로그램인 ‘피플 라이크 유’도 현장 보험설계사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DB손해보험도 빅데이터 분석과 신기술 활용을 통해 업계 최초로 운전습관연계(UBI)보험을 내놨다. 차량에 부착된 내비게이션이 운행속도와 급출발, 급제동 등의 정보를 수집해 안전운전을 할 경우 보험료를 최대 10% 할인해주는 상품이다. DB손해보험은 AI를 활용해 보험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미 챗봇’ 서비스 도입, 생체인증을 통한 보험 가입 등을 손해보험 업계 최초로 도입하며 인슈테크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지급 시범서비스(교보생명)나 운동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제공하는 건강증진 서비스(삼성화재)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밖에 롯데카드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삼성카드는 삼성라이온즈 대구 홈경기장과 전국 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QR코드 스캔만으로 간편하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핀테크 기술인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도입하며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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