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업이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른 가운데 ‘조선 빅3’와 ‘해운 빅2’ 기업들의 전체 시가총액이 최근 5년4개월 새 45조원 넘게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은 주가와 주식 수를 곱한 것으로 기업의 시장 가치와 특정 시기의 경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지표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전날 기준 시가총액은 총 12조4,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업황이 좋았던 2010년 말(50조1,371억원)과 비교하면 75%, 37조6,856억원 급감한 것이다.
국내 양대 해운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전날 기준 시가총액 합은 9,250억원으로 2010년 말(8조4,025억원)에 비해 89%, 7조4,775억원이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이 33조6,680억원에서 8조5,500억원으로 25조원 넘게 증발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현대상선은 5조1,300억원에서 4,590억원으로 무려 91%(4조6,710억원)나 줄어 11분의 1 토막 수준으로 축소됐다.
조선·해운업은 대표적인 국내 기간산업으로 꼽히지만, 글로벌 경제의 성장 둔화 및 공급 과잉으로 수년째 부진에 빠져 있다. 해운사들은 호황기에 선박을 경쟁적으로 늘렸지만 세계적으로 수출입 물동량이 줄면서 불황을 겪어왔다. 조선사들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과 수주 급감 등 대내외적으로 쏟아진 악재들이 겹치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는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산업으로 조선·해운업을 지목하고 집중 관리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조선·해운업계가 고강도 구조조정의 핵심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대폭 낮아진 주가는 불안한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진해운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25일 하한가까지 떨어졌다가 26일 4%대 반등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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